철강 8000억 피해... 車업계 하루 4억 추가 지출
주유소 20곳 넘게 기름 공급 끊기기도
이창기(왼쪽 세 번째)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수출입물류 정상화 촉구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업계 고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본부장,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 이 부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허대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조정래 한국사료협회 전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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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일주일째인 30일 화주단체들이 철강업계 8,000억 원 등 산업계 피해가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파업이 길어지면 이번 주말을 지나며 피해액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화물연대를 향해 하루 빨리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진행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화주단체 기자간담회에서 "파업으로 시멘트·자동차·석유·석유화학·철강·사료업계 등에서 발생한 피해 금액만 1조 원가량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말부터 생산 설비 중단도 불가피하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집단운송 거부 이후 지금까지 피해 상황을 전달했다. 석유화학업계는 파업으로 하루 평균 680억 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이번 주말부터 설비 가동률을 더 낮추거나 운영을 멈춰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번 공장이 멈추면 다시 돌리는 데 최소 2주가 걸리기 때문에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천문학적 액수의 매출 차질이 예상된다.
사상 첫 업무개시 명령이 발동된 시멘트업계에선 파업 이후 평소의 10% 수준만 출하하면서 하루 평균 180억~200억 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시멘트 공급 차질로 인해 전국 건설현장의 절반이 멈췄다"면서 "집단운송거부가 지속될 경우 시멘트 저장공간 확보가 안 돼 이번 주말부터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이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업무개시명령' 시멘트업계 하루 180억 피해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일주일째인 30일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된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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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의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철강업계는 60만 톤이 제때 출하되지 않아 8,000억 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기초소재인 철강의 출하 차질은 연관 사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전국 약 70%, 수도권 90% 이상으로 추정되는 석유업계도 비상이다.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은 "거래처별로 사전 주문과 재고 비축 협조 등으로 대응 중이나 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기준으로 기름 공급이 끊긴 주유소가 스무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완성차를 직접 운송하는 '로드 탁송' 등 인건비·운영비를 추가로 내야 하는 자동차업계에선 하루 약 4억 원 이상을 더 내고 있고, 전남 광양·부산항 등에서 컨테이너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료업계도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조정래 한국사료협회 전무는 "컨테이너로 수입되는 원료가 7일째 입고 중단된 상태"라며 "사료 공급이 멈춰 가축들이 굶는 특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협이 '집단운송거부 긴급 애로·피해 신고센터'를 통해 이날 오전 8시까지 접수한 신고는 41개 업체, 70건으로 집계됐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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