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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尹대통령 '러브콜'에도 테슬라 기가팩토리 후보지 캐나다·인니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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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시아에 전기차 생산기지 추가를 검토 중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한국을 '기가팩토리'(Gigafactory)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정작 머스크 본인은 아시아 기가팩토리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지만 기대감 때문인지 국내 2차 전지와 전기차 부품 관련주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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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화상면담을 가졌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2022.11.23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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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 보폭에 맞춰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2개 공장에서 연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 독일 베를린과 중국 상하이에서 총 4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 신규 공장 설립에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 있다. 우선 기존의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부품 공유와 물류 비용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올해 4월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로 상하이 공장이 일시 조업을 중단해야 했는데 한국에 제2 아시아 공장을 둔다면 부족한 생산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삼성SDI·SK에너지솔루션·SK온)가 포진해 있다. IT강국답게 숙련된 엔지니어 등 인적 자원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강점으로 손꼽힌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테슬라는 이미 많은 한국 업체 제조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처럼 거의 온전한 전기차 공급망을 갖춘 국가도 없다. 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반도체 대기업 삼성전자가 있고 양극소재 생산업체와 카메라 모듈 업체에 이르기까지 전기차에 필수적인 부품 회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머스크의 '하드코어' 근무 문화와 잘 맞는다는 게 주요 외신들의 평가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일을 열심히 하는"(hardest-working) 국가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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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블룸버그] 2022.03.22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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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직원들 재택근무를 일절 허용치 않는 것으로 미국서 '악명'이 높은데, 지난해 한국의 약 2100만명의 근로자 중 상시 재택근무 비중은 4.4%에 불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인구조사국의 지역사회조사(AC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로 재택근무인 미국인 근로자 비중은 17.9%로 지난 2019년 5.7%에서 크게 상승했다.

◆ 캐나다·인니가 더 유력

머스크는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1분기 안에 기가팩토리 투자처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가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에 공장 기지를 마련한다는 데 왜 뜬금없이 캐나다일까 싶겠지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난 8월 16일 제정되면서 북미 최종 조립의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법상 차별 문제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광물자원 뿐만 아니라 니켈, 코발트, 흑연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원료의 주요 생산국이다. 또한 캐나다는 암석형 리튬도 다량 매장돼 있다.

시장전문매체 시킹알파는 "캐나다산 원료로 배터리를 제작하고, 전기차 최종 조립마저 캐나다에서 이뤄진다면 IRA 조건에 부합한다"면서 "테슬라의 다음 기가팩토리는 캐나다가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사실 머스크의 아시아 기가팩토리 설립 계획은 2020년 7월에 처음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한 트위터 팔로워가 "중국 외 다른 아시아 국가로 공장을 확장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머스크는 "그렇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공장부터 자리잡고 지구 반대편 확장을 고려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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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팔로워의 질문에 답변한 트윗. 2020.07.06 [사진=트위터]


IRA 전기차 보조금 변수로 머스크가 아시아 공장 설립 계획을 잠시 뒤로 미루고, 캐나다 공장부터 신설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다. 테슬라는 지난 8월 50억달러 규모의 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은 8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니는 2차 전지 광물 공급처에 그치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테슬라가 인니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길 원한다. 전기차 생산 생태계 구축을 원한다"며 일찌감치 공개 러브콜도 보냈다.

인니는 시장 잠재력이 크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전체 인구는 약 2억8000만명으로 추산된다.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이 중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 비중은 무려 65%로 국가 자체가 젊다.

이는 엄청난 노동력과 동시에 잠재적인 테슬라 고객이다. 다만 인니는 한국과 달리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생태계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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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상하이공장 전경. [사진=바이두(百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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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강성노조 문제가 걸림돌"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한국 투자를 꺼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노조 문제를 꼽았다. 매체는 "한국은 북한의 핵 활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한 인력 비중이 높고, 파업도 잦다"며 "강력한 노동법이 이에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전미자동차노조(UAW)로부터 노동법 위반 관련 법적 소송을 수차례 겪었는데,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반(反)노조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다.

최웅철 국민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가 있는 국가로 유명하다"며 "이를 감안할 때 한국이 기가팩토리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의 고 본부장도 머스크가 한국 내 기가팩토리를 잘 가동하려면 "100% 자동화하라"고 조언했다며 "머스크가 얼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완성해야 할 것 같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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