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구슬 투척에 "테러 준하는 악질범죄"…'노노 갈등' 조장 지적도
발언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청장은 30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상황을 점검하고 근무 중인 경찰관기동대원을 격려했다. 이어 이례적으로 취재진을 만나 조합원들의 운송방해 등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부산에서 이동 중인 화물차에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사한 일이 있었다"며 "사실상 테러에 준하는 악질적인 범죄"라고 말했다.
이는 26일 부산 신항에서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비조합원 차량 파손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원들이 비조합원 차량 2대에 지름 1.5㎝ 크기의 쇠구슬 추정 물질을 던져 깨진 앞 유리 조각에 운전자가 목을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윤 청장은 인천 신항 방문 직후에는 "운송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비조합원 또는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복귀한 조합원이 보복을 당하거나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대상자에 대해 스마트워치 지급, 맞춤형 순찰, CCTV 설치 등 안전조치를 적극 실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의왕 ICD 현장 점검 |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윤 청장의 날 선 발언은 파업 직전부터 시작됐다.
윤 청장은 파업 전날인 23일 전국 시도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불법행위에 대해 각 시도청장의 책임지휘 아래 법과 원칙에 따라 어떠한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을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집단운송거부 행위'로 단정했다.
윤 청장은 27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방문해서도 "비조합원 운송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파업을 불법행위로만 치부하는 등 편협한 노동관을 드러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화물연대 문제를 파업 참여자와 비참여자 사이의 '노노 갈등'으로만 몰아간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이태원 참사로 입지가 줄어든 윤 청장이 도드라진 친정부 행보로 실책을 만회하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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