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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출근길 곳곳 열차 지연...시민들 “30분 일찍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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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6년 만에 총파업

市, 대체인력 1만3000명 투입

출근시간대 평시운행 밝혔지만

곳곳 운행 지연에 지각출근 연출

전장연 시위까지 겹쳐 불편 가중

“시민 인질로” 파업 비판 목소리

퇴근길 지하철 운행률 85%예상

헤럴드경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지하철1호선 역사가 승하차하는 시민 인파로 붐비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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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30일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오전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30일 찾은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 역사에서는 이날 오전 이른 시각부터 ‘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연신 울려 퍼졌다. 앞서 서울시는 대체인력 1만3000명을 투입해 출근 시간대 지하철을 평시 수준으로 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하철에서는 평소보다 출근길을 서둘렀다는 시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1호선 신도림역에서 만난 최모(29)씨는 “어제부터 친구들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일찍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2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역사에서 벌써 지하철이 지연되기 시작했다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는 지하철이 역사에 진입할 때마다 탑승하기 위해 달려가는 시민들끼리 서로 부딪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4호선의 경우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편을 더했다. 전장연 시위가 열린 삼각지역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사람들이 몰려서 지하철 몇 대를 그냥 보내고 정시에 왔다”고 했고, 직장인 김모(33)씨는 “파업한다는 소식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평소보다 5분만 일찍 나왔더니 지각할 것 같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평소보다 30분 더 출근을 서둘렀다는 직장인 신효정(23)씨는 “(노조가) 부당한 처우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을 인질삼아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신씨는 주로 4호선에서 진행돼온 전장연의 시위를 두고도 “4호선은 올해 내내 지연돼 스트레스 받는다. 시위 때문에 30분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걸려 갈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 체결된 노사 합의에 따라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부족 인력을 충원할 것을 요구하며 이날 주간 근무자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기존의 합의를 무리하게 번복하고 무시하며 이번 사태를 결국 파국으로 유도한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서울시청 광장 서편 인도 및 차로에서 조합원 6000여 명(노조 추산)이 참여하는 총파업 출정식도 진행했다.

반면, 사측은 전날 협상에서 ‘2026년까지 1539명 감축안’ 시행을 유보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기존 합의 사항인 장기 결원 인력 충원과 승무 인력 증원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운행률은 평시 수준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시는 낮 시간대 운행률은 평상시의 72.7% 수준, 퇴근 시간대(오후 6∼8시)는 평상시 85.7% 수준으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서울지하철 노선별 운행률은 평일 기준 1호선 53.5%, 2호선 본선 72.9%·성수지선 72.5%·신정지선 72.3%, 3호선 57.9%, 4호선 56.4%, 5∼8호선은 79.8% 등으로 각각 떨어질 것이란 게 서울시의 예측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30∼60분 연장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사에는 전세버스를 배치해 운행하는 등 대체 교통수단도 투입한다고 밝혔다.

배두헌·김용재·박혜원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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