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집요하고 부도덕한 공격" 규탄
미, 705억원 전력 인프라 복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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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인도적 원조를 확대키로 했다. 10개월째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잠재적 안보 동맹의 일원인 점을 강조하면서 군사적 지원을 비롯해 비살상 분야의 원조도 확대키로 거듭 다짐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국회의사당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에 방공 시스템을 강화하고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심각하게 파괴된 에너지 기반 시설 복구 현안을 논의했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연료와 발전기, 의료품 등 비살상 분야 지원도 합의했다. 외무장관들은 회의 후 성명에서 "러시아의 집요하고 부도덕한 민간인·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으로부터 기본권을 빼앗아 갔다"며 "우크라이나가 영토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정치적 실질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며, 필요할 때까지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을 받고 헤르손 등 지상전에서 수세에 몰리자, 지난달 초부터 발전소 등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혹한기 추위가 시작됐지만, 발전소가 다수 파괴되면서 끊긴 전력과 난방 공급은 내년 3월에나 복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올겨울 우크라이나인 수백명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리에겐 IRIS, 호크스, 패트리엇과 같은 방공 시스템과 변압기가 가장 필요한 것들"이라며 "변압기와 발전기가 있으면 에너지 시설을 복원할 수 있고, 방공망으로는 러시아의 다음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회의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겨울을 전쟁의 무기로 이용하려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한 푸틴 대통령을 성토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꽁꽁 얼려 항복하게 하려 한다"고 거들었다.
나토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14년 전 정상회의 기조도 재확인했다. 2008년 4월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했지만, 이후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치는 뒤따르지 않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회의 주재 전에 "나토의 문은 열려 있다"고 언급하는 등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지지를 재차 천명했다. 다만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돼 있고 러시아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를 점령하고 있어 국경이 불명확해 이른 시일 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파괴된 에너지 기반시설 복구를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독일은 이번 나토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에 속도를 내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지역이 어둡게 나온 위성 사진을 모두가 봤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재건해야 하는 엄청난 일이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고압 송전소를 복구하기 위한 장비 설치 작업을 유럽국가와 함께 진행 중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300만달러(약 705억원) 이상의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 변압기와 전류 차단기 등 전력 인프라 복구용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의 종류와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국가들은 전력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크라이나에 발전기를 보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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