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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노동자 아니랄 땐 언제고···‘불법 딱지’ 붙여 ‘법대로’ 하자는 윤석열 정부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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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성 인정엔 ‘개인사업자’ 규정

업무개시명령 발동 때는 ‘노동자’

법조계 일각, 정부 태도 ‘모순’ 지적

경향신문

지난 27일 서울의 한 시멘트공장 앞에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시멘트 수송 차량들이 서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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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대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법조계 일각에선 정부의 태도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까지 운수 종사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는 요구에는 ‘개인사업자’로 규정짓던 정부가 정작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때는 ‘노동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법은 공인된 노조가 법적 절차를 밟아 쟁의에 돌입하는 경우에만 ‘합법 파업’으로 인정한다.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인데, 이것이 정부가 화물연대의 파업을 ‘불법’으로 보는 이유다. 정부는 아예 화물연대 소속 운송노동자들을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로 본다.

그런데 이 논리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파업은 ‘불법 파업’이 아니다. 파업은 노동자가 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일을 하지 않는 행위이다. ‘개인 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을 하지 않는 행위는 쟁의가 아니다. 사업을 할지, 그만둘지, 쉴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업자의 자유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9일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어느 회사 소속 근로자 신분이라면 여러 가지 회사 차원의 불이익을 줄 수도 있고, 합법이냐 불법이냐 이런 논의들도 가능한데,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볼 경우) 이들이 파업 과정에서 폭력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뭘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점 때문에 이전 정부들은 화물연대 파업을 ‘법대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을 통해 당장은 이들을 제압할 수 있을지 몰라도, 노동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본질적인 해결은커녕 자칫 극단투쟁이나 정권 퇴진 운동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안전운임제 등 제도 정비를 방치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우 변호사는 “정부와 여당이 올 초 파업 직후 합의에 근거해 화물연대 측과 충분하게 논의하고 협의를 해야 했는데 6개월 동안 사실상 방치했다”고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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