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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세 가지 고민에···'핵완성 선언 5주년'에도 잠잠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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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한미 선제대응 경고에 부담

②복잡한 국제정세도 일정 영향

③중국도 거듭 반대입장 표명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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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로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았지만 별다른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당초 북한이 이날을 계기 삼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발사해 무력 도발을 재개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북한은 별도의 말 폭탄이나 무력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올해 상반기부터 가능성이 거론된 7차 핵실험과 관련한 움직임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배경으로 한미의 선제대응과 신냉전에 가까운 국제정세, 중국의 반대 등을 꼽는 상황이다.

①한미 선제 대응=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미루는 배경에 한국과 미국의 선제 대응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1월 19일 정치국회의 결과 모라토리엄(핵실험, ICBM 시험 발사 유예) 해제를 시사하는 한편 3월부터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한미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로 확장 억제 강화 논의에 착수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등 북한에 사전 경고를 보냈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중국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사이의 기간을 북한 핵실험 유력 시기로 대놓고 못 박기도 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한미 정상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면 감내하기 어려운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공언하지 않았느냐”며 “김정은으로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신냉전 정세=미중 갈등 격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예상 밖 장기화 등 복잡한 국제 정세도 북한 핵실험 일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 센터장은 “김정은이 국제 질서를 최대한 악용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미중 관계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변수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여러 현안을 지켜보며 핵실험에 따른 리스크(위험)는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할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③중국 반대=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중국이 거듭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그간 북한 핵실험으로 북중 접경 지역이 방사능 물질로 오염되고 지진 등의 피해를 보는 데 불쾌감을 표해왔다. 북한이 2016~2017년 4~6차 핵실험을 잇달아 감행하자 중국이 고강도 대북 제재에 동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정은이 중국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ICBM 발사에 더해 핵실험까지 할 경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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