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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 커지는 산업계 우려…"국가 신뢰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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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머니투데이

(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엿새째 이어진 29일 오전 부산 남구 용당부두 출입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1.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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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이 6일째를 맞으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사전 재고 확보 등 선제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파업 장기화로 항만 적체 현상이 발생하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파업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애로신고 접수 결과 총 37개사로부터 62건이 접수됐다. 기업들은 연말 물량이 몰리는 시기 운송에 차질을 빚어 납품 지연으로 이어지는데 따른 우려를 가장 많이 제기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은 탁송차량(카 캐리어) 대신 직원이 직접 차를 몰고 출고센터까지 옮기는 '로드 탁송'을 지난 24일부터 6일째 이어가고 있다. 매일 1000대 가량을 로드 탁송 방식으로 운반하면서 6000대 가량을 이미 운송된 상황이다.

기아 역시 광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 가운데 일부를 직원들이 직접 운반해 공장 외부로 옮기고 있다. 신차 4000대 가량을 보관할 수 있는 기아 광주 공장은 지난 25일부터 신차 적재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 차임에도 주행거리가 많게는 100㎞ 이상 달린 차가 운송되면서 파업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로드탁송에 동의하는 고객에 주행거리 보증 연장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차체 및 일반 부품은 6만㎞에서 6만2000㎞로,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은 10만㎞에서 10만2000㎞로 늘린다.

반도체·가전·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는 파업 장기화시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어느정도 예상됐던 상황에서 재고 확보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현재까지 문제는 없지만 장기화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업계 관계자도 "당장 문제는 없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며 "파업 장기화될 경우 항만에서 들어오는 부품 등 수출입 물량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업 피해를 예상해 항만에 화물 물량을 사전에 반입하고, 재고를 쌓아둬 피해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로 재고 등 물량이 떨어지고, 항만 적체가 심화하면 본격적인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1주일을 넘기면 항만에서 환적화물을 제외하고는 반출·반입이 막힌다"며 "물류가 사실상 거의 멈추는 수준인데 피해 규모는 사실 산출도 어려울 정도로 불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부산항 등 주요 항구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이 초래할 적체 현상 등에 대비해 화물 반입일을 기존 3일에서 7~10일로 늘렸다. 그럼에도 파업 5일째인 28일 기준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 대비 33% 감소했다. 항만사의 경우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고 있다. 환적화물 비중이 높다는 부산항의 경우 그 비중이 50%인데, 반·출입량이 막히는 순간 항만사 매출이 절반 넘게 사라지는 셈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초래할 물류대란은 당장 파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는 기업들에도 우려 대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장기화시 항만 적체가 심화되는 등 산업 전반에 물류대란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은 신뢰 산업으로,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국가 신뢰도·브랜드와 연결된다"며 "글로벌 선사들이 파업 우려로 부산항을 '패싱'하면 그 손실 규모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6월 파업에 이어 이번 파업이 재차 발생했는데 장기화하면 글로벌 선사들은 패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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