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외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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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이 장기화하자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시세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노려 일석이조라는 이유에서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한 5개 종목 중 3개가 미국 시장을 추종하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닛코 리스티드 인덱스 미국 주식 나스닥 100’(Nikko Listed Index Fund US Equity(NASDAQ 100) Currency Hedge ETF)는 일학개미가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116억 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했다.
뒤이어 순매수액이 98억 원이 넘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이 3위, 61억 넘게 사들인 ‘아이셰어즈 S&P 500’(Ishares S&P 500 JPY Hedged ETF)가 4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투자법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인 점을 노려 시세차익을 기대한 방식으로 풀이된다. 특히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 전망이 일본 증시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아닌, 일본 증시에서 미국 상품을 사들인 이유는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엔저 현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세 ETF는 모두 환헤지(위험회피) 상품으로, 가격이 엔‧달러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ETF 자체 수익률은 국내 증시에서 투자할 때와 다르지 않지만, 엔저 환경을 이용해 국내보다 싼 값으로 상품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수요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환차익 면에서도 유리하다.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0원대로, 향후 엔화 가치가 1000원대로 상승하면 상품 가격이 그대로여도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증시 하락이 불가피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불황기에 생산성 하락을 만회하려면 근로자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여러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으로, 고용 시장이 탄탄하게 버티고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는 속도도 더디다면, 통화긴축과 OPEC+ 감산의 부정적 영향을 주식시장이 오롯이 받아내야 한다”며 “주가지수가 과매도 상황이라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지금은 상승보다 하락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투데이/손민지 기자 (handm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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