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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융시장에 2차 유동성 지원..효과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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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CP 금리 오르고 PF ABCP 만기…단기자금시장 어려움 여전
채안펀드에 5조원 확충…한국은행, RP 매입으로 유동성 지원
'자금쏠림' 압박 받는 은행에 예대율 규제 완화로 유동성 '숨통'
채권시장 불안 속 퇴직연금 '머니무브'에 차입 규제 완화 대응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주현(왼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22.11.28.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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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5조원 규모 추가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 등 추가 유동성 공급을 결정한 것은 지난달 '50조+α' 규모의 유동성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단기자금시장 '가뭄'이라는 잔불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동시에 금융사 자금운용 관련 규제의 한시적 완화에 나선 것은 은행권으로의 '자금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금경색 사태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가 은행으로 전이될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은 지난달 23일 발표된 50조+α 시장안정대책으로 회사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돈맥경화'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례로 3년물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21일 5.73%에서 이달 25일 5.38%까지 떨어져 점차 안정화 추세다.

그러나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는 지난 9월21일(3.13%) 이후 4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1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전날 오전 11시30분 5.51%로 지난 2009년 1월12일(5.66%) 이후 1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불안으로 CP를 사겠다는 수요는 줄었는데 자금조달이 막힌 기업들은 단기자금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50조+α 대책으로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채권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브리핑에서 "원래 대책을 발표하고 나면 길게는 한두 달 정도 걸린다. 더 나빠지는 부분을 방어를 해놓고 나면 수급 여건이 개선되거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기술적으로도 CP 금리는 (시장 상황에) 후행한다. 연말을 앞두고 CP 수요는 줄어드는데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 CP 시장으로 (기업이) 몰려 수급이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미국 등 주요국 물가지수 및 금리결정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남아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 연말 결산 등에 따른 자금수급 변화 등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도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진원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PF ABCP 중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 약 1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고랜드와 같은 부동산 PF에서는 시행사에 자금을 공급해준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바탕으로 시장에 유동화를 시키는데 단기자금시장에서 ABCP를 발행해 만기를 짧게 가져간다. 사업완료까지 몇 년이 걸리는 부동산 개발사업 특성상 이자를 받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90일 단위로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3개월마다 차환 발행을 통해 만기를 재연장해야 하는데 팔리지 않는다면 PF ABCP 발행 중개를 선 증권사들이 만기 도래시 직접 매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호황기에 PF ABCP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증권사,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열악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2월 국고채 발행물량을 9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키로 했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의 발행 물량 역시 줄이고 시기를 분산하거나 은행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가 통제 가능한 초우량 채권의 유통량을 줄여 시장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권 상임위원은 "은행들이 한국전력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고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에도 (대출 요청이) 들어간 모양인데 연말까지나 연초까지 많은 소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채 물량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관계부처가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많이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채안펀드에 5조원 규모의 추가 캐피탈콜도 실시한다. 가장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인 채안펀드를 통해 금융당국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회사채나 PF ABCP, CP 등을 매입해 왔다.

채안펀드는 필요시 출자사들에 자금 납입을 요청하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조성되는데 기존에 3조원을 모았던 1차에 이어 2차 캐피탈콜로 5조원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다만 출자 금융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1차 1조5000억원, 2차 1조5000억원, 3차 2조원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분할 출자한다.

권 상임위원은 "그동안 채안펀드로 AA- 등급까지의 회사채를 사 왔는데 약간 등급을 낮춰 A등급 채권을 산다든가 CP도 신용등급 A1에서 A2로 (매입대상을) 늘리거나 차환물 중심으로 산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캐피탈콜에는 한국은행도 힘을 보탠다. 한국은행은 채안펀드 2차 캐피털콜 출자 금융회사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출자금의 50% 이내로 최대 2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이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6조원 규모의 RP 매입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다.

권 상임위원은 "2차 캐피탈콜 5조원은 은행권과 증권, 보험 쪽에서 자금을 대야 되는데 한국은행이 RP 매입을 통해서 유동성을 50% 이내로 공급해주는 것"이라며 "(RP 매입은) 91일물로 가면서 차환 여부를 결정할텐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은행이 자금 공급을 계속해 주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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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최상목(왼쪽부터) 경제수석, 추 부총리,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2022.11.28.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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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업권별 자금조달 여건 차별화도 자금경색 사태 해소를 막는 요인으로 판단하고 금융사들에 대한 한시적 규제 완화 카드도 꺼내들었다.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연말 '퇴직연금 대이동' 등이 채권시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5%대로 올리며 고객 유치 경쟁에 가속 페달을 밟자 금융시장에서는 자금쏠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면 가뜩이나 채권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저축은행과 보험 등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에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중은행에 우량 채권인 은행채 발행을 자제시켜 온 금융당국은 최근 과도한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에도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은행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고민이 깊은 상황이었다.

자금경색 사태 해소에 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은행채와 예·적금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 창구에 제한이 걸리면서 일각에서는 은행권으로의 유동성 위기 전이 우려까지 나오기도 했다.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도 연말 머니무브를 앞두고 채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퇴직연금은 통상 사업자와 기업 간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연말에 수십조원의 자금 이동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더 높은 수익성을 약속한 곳으로 퇴직연금 사업자가 바뀔 경우 기존 퇴직연금 자산에 포함된 채권을 매각한 뒤 현금화해 새로운 사업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가뜩이나 불안한 채권시장에 단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채권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채권 매각이 불발되거나 불가피하게 헐값으로 팔아야 할 경우 사업자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대해 예대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중기부·문체부 등 정부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관광진흥개발기금·중소기업육성기금·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등 11가지 대출을 예대율 산정시 대출금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은행의 예대율 규제비율을 현행 100%에서 105%로 6개월 이상 완화해주기로 한 바 있다. 대출한 만큼 예금을 쌓아야 한다는 예대율 규제에서 일부 대출을 제외해주면 은행으로서는 예금을 더 끌어모으지 않고도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긴다.

11가지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할 경우 은행들의 예대율은 0.6%포인트가 축소되며 총 8조5054억원의 유동성 공급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권 상임위원은 "정책자금에 대해 규제를 풀어 대출에서 빼주면서 여유가 생긴 자금이 시장 안정으로 흘러가도록 유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관련 규제를 더 풀어 은행의 '숨통'을 열어주는 대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실질적으로 단기자금시장과 기업자금시장에 흘러들어 가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 자제령을 푸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은행들이 타은행 발행 은행채를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종의 은행채 '품앗이' 가능성도 거론한 바 있다.

권 상임위원은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을 하라고 하면서 수신도, 은행채 발행도 안되면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모사채, 공모사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돈을 쓰는데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고 예대율 규제와 함께 은행채도 고려의 대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내려고 한다"고 했다.

보험사들의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차입 규제를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현재 퇴직연금 계정의 10%로 제한된 차입 한도를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퇴직연금으로 인한 머니무브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기 위해 보험사들의 유동성 유지 목적 차입에 RP 매도도 포함됨을 명확히 했다.

권 상임위원은 "채권을 팔면서 손해가 날 수도 있고 시장에서 소화가 잘 안 될 수도 있는데 퇴직연금 차입 한도를 터주면 일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고 필요하다면 꼭 차입이 아닌 갖고 있는 채권을 RP로 편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대해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유동성 문제가 안 생기도록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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