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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액 선공시, 후투자"…금융위, 깜깜이 투자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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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허수청약 땐 배정물량 줄이고 페널티"
금융위, "실무안 마련되는 대로 즉시 제도화"


앞으로는 기업이 공시한 배당금액을 먼저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이후 기업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던 '깜깜이 투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손질을 예고하면서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배당액 선(先)공시 후(後)투자 방식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필수적으로 해야 했던 투자자 등록의 경우 여권번호 이용 등으로 간소화될 전망이다. 현재는 의무인 투자내역 보고 또한 금융당국이 필요할 때만 징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한편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 과정에서 논란이 된 '허수 청약'과 관련해서도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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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 오전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한수연 기자 papy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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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액 확인 후 투자…장기투자 도움"

금융위원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우리 자본시장의 국제 정합성 제고를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에서는 크게 △배당 △외국인투자자 △기업공개(IPO) 등 세가지에 대한 정책과제가 발표됐다. 아울러 업계와 학계, 재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금융위가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 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업들의 낮은 배당률로 국내 증시에는 그간 장기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며 "다른 선진국처럼 배당금액을 먼저 결정하고 이에 따라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법무부와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 대부분은 매년 12월말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배당기준일을 확정한다. 배당액의 경우 이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한다. 투자자에게 배당액이 실제 지급되는 건 4월 즈음이다.

이에 그간 국내 기업 투자자들은 배당액이 얼마인지도 모른 채 일단 투자를 해야 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상황에 부딪혀왔다.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배당주 펀드 매니저들마저 한국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깜깜이 투자'라고 평가절하해온 까닭이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배당의 중요성이 떨어지면 주주들로서는 장기 투자보다는 (주가의) 일시적 변화나 수급에 따른 단기적 차익 실현에 초점을 두게된다"며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회사의 자율을 높이는 제도를 설계해 배당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론으로 정 교수는 "배당액을 확정하고 난 다음에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특히 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분리해서 배당액을 결정하는 정기 주총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상법 법령해석 등을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배당제도 개선안도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 또한 당국의 입장이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기업마다 주주구성이나 대외교역 비중, 외국인투자자 유치계획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률적인 접근은 지향해야 한다"면서도 "배당기준일을 바꾸는 부분이 기업의 배당성향 제고나 장기 투자문화 형성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을 수렴해 실무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하고 바로 제도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LG엔솔 '뻥튀기 청약' 없앤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를 완화하는 방안도 제언됐다. 이 역시 국제 정합성에 맞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외국인의 사전등록을 의무화해 등록증을 발급하고, 모든 거래내역을 관리하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는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3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투자 이전에 따로 등록을 요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이와 관련한 발표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상장주식을 최초 취득할 때 투자등록번호를 발급받고 인적사항을 등록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주문, 체결뿐만 아니라 결제계좌상의 최종 투자 목록도 실시간으로 조회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굉장히 드문 제도로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상무는 사전등록 의무를 폐지하고 투자자가 개인 여권번호나 법인에게 부여되는 표준 아이디(ID)인 LEI 번호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투자내역 보고의무 또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종투자자별로 결제 즉시 투자내역을 보고하는 대신 증권사가 투자내역을 보관하고 금융당국은 시장감시 등을 목적으로 필요할 때만 세부내역을 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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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 오후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한수연 기자 papy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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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방향성도 이와 같다. 외국인투자자별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지 않더라도, 증시 자금 동향 등을 취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시각에서다. 김소영 부위원장도 이날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는) 심리적 반감에 비해 효용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그들의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집적 및 관리하지 않고, 불공정거래 조사 등 필요한 경우에 사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업공개(IPO)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제도 개선도 이번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정책과제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이후 IPO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율이 급증하면서 허수성 청약이 문제가 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실제 236대 1 수준이던 2017년 수요예측 경쟁률은 지난해 1085대 1까지 뛴 바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금융당국 태스크포스(TF) 검토 초안을 발표하며 "주관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수요조사를 하게 해 적정 공모예정가 확인을 가능하게 하고, 수요예측 기간도 2거래일에서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관사 자율로 기관유형별 주금납입능력 판단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확인해야 한다"며 "허수성 청약 시에는 배정물량을 축소하고 수요예측 제한 등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현재 공모가 기준 90~200%인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이후 상한가) 등으로 인한 거래절벽이나 가격 기능 왜곡 현상 완화 차원에서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초단타 위주의 공모청약 추세를 끊기 위한 제도 개선을 고민했다"며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을 넓혀 시장에서 적정가격을 찾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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