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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AI가 바꾼 스마트제철소 풍경…100년 철강기업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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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안전 최우선' 기치…스마트기술 적극 도입

'세이프티 볼'에서 AI 시스템 개발까지 안전성 향상 노력

'스폿' 등 로봇 개발 박차…위험을 줄이고 품질은 높여

노컷뉴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광양제철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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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하에 철강 사업회사 체제로 전문성을 재강화하면서 그룹의 핵심인 철강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 올해 3월 철강전문 사업회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새롭게 출범한 포스코 기조에 맞춰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 '스마트제철소 구축'에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기술 도입 통해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박차


지난 2019년 7월 포스코가 국내 기업 최초로 '등대공장'(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에 선정되면서 광양제철소는 그 이름에 걸맞은 '스마트하고 안전한 제철소'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현장의 위험 요소를 제거해 직원들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스마트 세이프티 볼' 등 스마트기술을 다양한 제철 공정에 접목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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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세이프티 볼. 광양제철소 제공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밀폐공간의 유해 가스 존재 여부를 사전 감지할 수 있는 도구다.

작업이나 정비 전에 스마트 세이프티 볼을 해당 공간에 우선 투척해 가스 농도 등을 즉시 측정,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을 준다.

기존에는 밀폐공간 내 가스 측정을 위해서 긴 튜브로 가스를 뽑아 올리거나 휴대용 감지기로 직접 측정해야 했다.

포스코는 2018년 '스마트 세이프티 볼' 개발에 착수했고 이후 두 차례 시제품을 제작해 제철소 내 다양한 밀폐공간에서 성능 테스트를 실시했다.

지난해 상용품 제작에 성공한데 이어 법적 인증까지 마친 후 현재는 제철소 내 관련된 전 공장을 대상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직경 60㎜, 무게 100g 규격으로 테니스 공과 유사한 크기다.

산소(O₂), 일산화탄소(CO), 황화수소(H₂S) 등 3개 가스 농도 파악이 가능하며 측정된 값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용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해 가스가 위험 수준으로 측정되면 사전에 등록된 동료와 관리자에게도 메시지와 위치정보가 전달된다.

장애물이 없는 평지에서는 통신거리가 최대 100m 수준이며 장애물이 있거나 밀폐된 곳에서도 30m 내외는 높은 신뢰도로 측정된다.

제철 고유 기술과 AI 시스템 접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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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강자동화시스템 도입 전 출강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모습(왼쪽)과 출강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버튼 하나로 출강 설비를 자동 제어하는 모습. 광양제철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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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스마트기술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기술을 현장에 적극 반영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제철소 고유 기술과 AI를 접목, 스마트제철소 구현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광양제철소 제강부는 AI을 활용한 출강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해 안전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출강은 불순물 제거 작업을 거친 쇳물을 이송 용기에 담는 공정이다.

출강 시 쇳물의 성분 조정을 위한 합금철 투입 시점과 출강 종료 시점 등 작업자 마다 편차가 있어 품질이 상이하다는 문제는 제철업계 전반의 고민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양제철소 제강부는 포스코 기술연구원·전기기술섹션·포스코ICT·POSTECH 철강·에너지소재 대학원과 협업을 진행했다.

작업을 단계별로 세분화하고 조건별 데이터를 수집 및 표준화한 뒤 표준 출강 패턴을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출강자동화를 구현했다.

출강자동화시스템 도입 결과 작업 효율 향상과 품질 안정화는 물론 작업자 안전이 크게 향상됐다.

실제 출강자동화가 적용된 2제강공장에서는 버튼 하나면 출강 설비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아울러 도출된 출강 패턴을 토대로 합금철 및 슬래그 유출 방지를 위한 Dart(출강 시 슬래그 유출을 방지 하기 위한 내화물) 투입 시점을 판단하고 출강 종료까지 자동으로 이뤄져 작업자 간 편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AI 영상인식 기술을 통해 출강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고온 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AI가 영상을 분석해 위험을 자동으로 감지하며 노구 넘침(쇳물을 담고 있는 전로가 넘치는 것) 위험의 경우 카메라 영상분석을 통한 위험 감지 및 제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강부는 앞으로 출강자동화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하고 AI 영상인식 기술을 발전시켜 출강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한 자동제어까지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해당 시스템을 제강공장 전 전로에 확대 적용해 작업자의 안전사고 위험을 대폭 줄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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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냉연코일 용접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냉연코일 용접 상태 확인 AI 시스템이 전용된 후의 작업 환경. 광양제철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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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연코일 용접 상태 확인 AI 시스템'도 불량을 잡아내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냉연공정에서는 제품을 연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여러 개의 냉연코일을 용접으로 이어 붙여야 한다.

해당 작업은 자동화 과정을 거치지만 코일들이 제대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수작업으로 해야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 광양제철소 냉연기술개발섹션 직원들은 '냉연코일 용접 상태 확인 AI 시스템'을 내놨다.

용접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링을 거쳐 용접품질을 자동으로 실시간 판정하는 최적 AI 모델을 개발한 셈이다.

이 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수작업을 대체할 수 있게 됐으며 설비 수리 후 달라진 품질에 대해서도 원인 파악이 쉬워 신속대응이 가능해졌다.

효율성과 편의성이 향상되면서 작업자 및 정비요원의 안전성도 덩달아 향상됐다는 게 광양제철소의 설명이다.

고로 등에는 AI 로봇 투입…위험 환경 노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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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1고로에서 활용되는 로봇개 '스폿'. 광양제철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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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손과 발을 대신할 AI 로봇 도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광양제철소 1고로에는 사람을 대신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폿'이 개발 중에 있다.

이전까지 사람이 살펴봐야 하던 44개 송풍구의 적열 상태와 가스 누출, 냉각수 누수 등을 '스폿'이 자율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스폿'의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다른 제철공정에도 이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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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제거 AI 로봇. 광양제철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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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제거 AI 로봇'도 개발, 첨단 도금설비를 깨끗하게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철판 겉면에 특정 소재를 입혀 제품의 특성을 개선하는 도금공정에서는 철판을 코팅하면서 설비 내부에 발생하는 이물질로 인한 품질 결함을 예방해야 한다.

하지만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여건이어서 고온 노출 등의 위험이 있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광양제철소 설비투자그룹과 도금부는 협업을 통해 고화질 영상 촬영으로 이물질 발생 구역을 스스로 찾고 제거하는 AI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마트제철소 기조에 발을 맞춘 것으로, 로봇들이 서로 합동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최적 움직임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학습까지 진행한다.

광양제철소는 앞으로도 로봇기술과 AI, IoT 등 Smart 기술 융합을 통해 현장 안전 확보와 철강제조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광양제철소 EIC기술부 김현성 리더는 "광양제철소는 AI·빅데이터·로봇 등을 활용해 안전과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mart 제조기술을 선도하는 제철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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