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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마크롱 美서 IRA 담판 짓나···국빈방문 앞두고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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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역대급 환대···최고수준 예우

우크라 이슈 등 안보 영역에서는 찰떡 궁합

산업 분야서는 삐거덕..IRA 놓고 갈등 커져

"에너지 위기 속 美만 배불러" 유럽 불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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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두고 미국과 프랑스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마크롱 대통령을 성대하게 맞아 지난해 오커스(AUKUS) 출범으로 쌓인 앙금을 완전히 털어낼 계획이지만, 프랑스는 유럽을 대신해 미국의 자국 중심 보조금 정책의 문제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방문(State visit) 행사인 이번 방문을 위해 백악관이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12월 1~2일 이틀간은 미국 정부 초청에 따른 국빈방문으로 의장대 사열과 백악관 국빈만찬 등 최고 수준의 예우와 의전이 제공된다.

WP는 이날 질 바이든 여사의 측근을 인용, 내달 1일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위해 열리는 백악관 국빈만찬에 올해 그래미상 5관왕에 빛나는 존 바티스트가 초청됐다고 전했다. 바티스트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온스 출신 재즈 뮤지션으로, 그의 음악 또한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미 일정 중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뉴올리온스를 직접 찾아 프랑스어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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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이같은 섬세한 배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유럽을 통합하는 데 있어 프랑스의 역할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도 인도양과 태평양에 해외 영토를 둔 프랑스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를 연임한 다니엘 프라이드 애틀랜틱 카운실 특별 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적으로 상대하려면 유럽이 필요하며, 특히 프랑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보 영역에서 비교적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양국은 산업 영역에서는 IRA 등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실제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순방 중 가장 첨예한 이슈도 미국의 전기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하는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IRA에 맞서 유럽의 경제적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3 TV와의 인터뷰에서 “IRA 따른 관세와 수입 제한에 있어 일부 예외를 적용받기 위해 미국 측과 협상하겠으나, 궁극적으로 유럽도 미국이나 중국처럼 유럽산 제품을 사용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양 정상간의 만남에서는 또 에너지 위기를 맞은 유럽으로의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와중에 미국 기업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랜 친구인 양국도 이런 문제에서 공통의 언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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