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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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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장 "월지 유물 정리해 '시리즈 전시'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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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섭 관장 "다양한 연구 가능한 월지…'월지관' 개편도 시급"

"진정성 해치는 복제품 대신 고선사지 석탑 등으로 정원 꾸미고파"

연합뉴스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주=연합뉴스) 김에나 기자 = 국립경주박물관이 내년부터 경주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에서 나온 각종 유물과 연구 성과 등을 정리해 '시리즈 전시'를 준비한다.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월지"라며 "연내에 1차 계획서를 만들어 내년부터 기초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안압지'로 불렸던 월지는 신라 시대 동궁(東宮) 안에 있던 인공 연못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등에 따르면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 14년(674)에 큰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견된 약 3만 점의 유물 가운데 1천100여 점을 현재 '월지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불교 조각, 토기, 건축 부재, 동물 유체, 목관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며 "월지를 월지답게 제대로 연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간과 노력 측면에서 만만치 않을 이 작업은 사실 박물관 직원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잘 가꾸면 대단한 작품이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고 나선 것에 내가 숟가락 하나 놨을 뿐"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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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 관장은 월지가 박물관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단순히 유물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템을 고민하며 전시를 하고, 이를 연구 보고서로 내놓는 식으로 연구 역량을 키우고 활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일본 나라(奈良)현 도다이지(東大寺)에 있는 '문화재 보고' 쇼소인(정창원·正倉院) 전시를 언급하며 "기초 작업이 제대로 된다면 다양한 시리즈 전시도 가능할 것 같다. 매년 정해진 날짜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소 10개 정도 전시 주제가 마련된다면 연속 전시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함 관장은 "개관 이후 10년 정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월지관도 손을 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은데 접근성 측면에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경주 출신인 함 관장은 30년 내공의 박물관 '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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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삼국시대 금속 장신구 분야를 전공한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개관전시팀장,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 국립대구박물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시대'를 연 핵심 주역이기도 하다.

함 관장은 경주에서 별도 보직 없이 학예직으로 근무했던 3년을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 떠올리며 "관장으로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동료들과 방향성을 그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특히 할 일이 많다.

함 관장은 "'천마'(天馬)라는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천마' 관련 유물을 한데 모으고 디지털 콘텐츠와 유물의 '만남'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도 말다래를 오랜만에 공개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안을 구상 중이다.

함 관장은 임기 중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박물관 정원 재정비를 꼽았다.

그는 "박물관 정원에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복제품이 있는데 국립박물관의 진정성을 해치는 사례"라며 "정말 중요한 유물 중 하나인 국보 고선사지 삼층석탑와 관련 유구, 유물을 옮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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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촬영한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 모습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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