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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미국,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허용...민주화 지원? 유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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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네수엘라와 해빙 분위기
베네수엘라 여야 정치 협상 순풍
"현지 원유 생산량 늘리는 데 2년"
한국일보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시 외곽에 있는 원유 탱크. 미 석유회사 셰브론과 베네수엘레 국영 석유 회사 PDVSA의 합작 벤처 회사가 운영하던 탱크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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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 제재 목적으로 금지했던 미 정유사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를 허가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야권의 협상을 지원하는 차원이다. 국제 유가 하락세에 힘을 더하는 조치가 될지도 관심이다.

미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셰브론이 수년간의 제재와 활동 중단 끝에 다시 베네수엘라에서 한정된 양의 석유 채굴을 시작할 수 있는 일반 면허를 발급한다고 발표했다. 이 면허는 6개월짜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시작됐고, 2020년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제재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셰브론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레오스데베네수엘라(PDVSA)’의 합작 투자 사업도 중단됐다. 그러다 이번 제재 부분 해제로 셰브론은 PDVSA와 함께 다시 원유 생산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은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유엔이 관리하는 30억 달러(약 4조 원)의 펀드를 활용해 베네수엘라 빈곤층 구제 사업을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 또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라며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셰브론 관련 제재 해제를 발표했다.

마두로 현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야권 후보였던 후안 과이도는 부정 선거라는 주장을 펴왔다. 특히 2019년 4월에는 야권의 군사 봉기 시도까지 있었고 이 쿠데타가 실패하면서 갈등은 극심해졌다.

하지만 최근 양측의 협상이 재개되면서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처조카 2명을 석방하는 등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이번 셰브론 관련 제재 해제도 이 같은 베네수엘라 정치적 안정 지원 차원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치범 석방, 야당의 합법성 인정, 유엔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 등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경우 “제재를 추가로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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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월 2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1958년의 군사 쿠데타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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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한 석유 부족과 높은 에너지 가격을 완화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행동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부인했다. 그는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시추를 허용한 것이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는 1990년대에는 하루 평균 산유량이 320만 배럴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하루 평균 산유량이 70만 배럴도 되지 않을 정도로 위축됐다. 셰브론이 제재 직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생산했던 원유는 하루 평균 20만 배럴에 달한다. 다만 현장 장비를 보수하고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는 2년 가까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국제유가 하락에는 단기적으로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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