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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어려운 이웃 위해 써달라” 쌀 500㎏ 등 두고간 양천구 신월3동 ‘또 몰래 온 산타’[서울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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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 앞에 쌀·라면 등 한가득 익명 기부

지난 겨울 ‘200만원 기적’ 기부자와 동일인 추정

경향신문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18일 서울 양천구 신월3동 주민센터 앞에 쌀 500㎏ 등 3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몰래 두고 갔다. |양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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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월3동 주민센터 앞에 지난 18일 쌀 500㎏과 라면 50상자, 귤 50상자, 초코파이 등 3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이 놓여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이 새벽에 몰래 두고 간 물품이었다.

물품에는 “이곳 신월3동에서 할머니와 아버지 곁에서 지독한 가난함 속에 살았습니다. 지금은 작게나마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도울 수 있어서 가슴 따뜻합니다. 이 작은 따뜻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어려운 사람들과 맛있게 나누어 드세요”라고 적힌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상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에 트럭 한대가 주민센터 앞에 멈춰섰고 4명이 내려 물품을 옮긴 뒤 떠났다.

양천구는 해당 기부자가 지난 겨울 신월3동 주민센터에 현금 200만원을 기부한 사람과 같은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월23일 신월3동 주민센터 민원창구에는 익명의 봉투가 들어있었다. 5만원권 40매과 함께 직접 쓴 쪽지가 함께 들어있었다.

이 쪽지에도 “저도 어린시절 이곳 신월3동에서 살았습니다. 지독한 가난함에서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요. 얼마되지 않습니다. 어려운 이웃분들께 사용해주세요. 200만원의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해봅니다”라고 써 있었다.

양천구 관계자는 27일 “기부자가 남긴 쪽지의 필체로 미뤄볼 때 지난 2월 신월3동에 200만원 기적을 희망하며 현금을 기부한 분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부자가 바란 ‘200만원의 기적’은 실제로도 일어났다. 당시 기부 소식을 들은 인근 교회에서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700만원을 쾌척했다. 기부금은 관내 형편이 어려운 초·중·고 예비 입학생에게 입학 축하금으로 전달됐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 마을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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