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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반려동물 성격부터 AI 엑스레이 분석까지… 6兆 펫테크 시장 노리는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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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LG유플러스는 반려견 훈련 서비스 플랫폼 ‘포동’에 등록된 반려견이 출시 4개월여 만에 10만 마리를 넘어섰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포동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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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펫테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펫테크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을 뜻한다. 반려견 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는 펫테크 시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제품·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국내에만 1448만명(604만가구)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매달 고정적으로 반려견과 반려묘에 쓰는 비용은 각각 13만원과 10만원에 달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국내 이통사도 펫테크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반려견 성격 체크하는 포동 DBTI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말 반려견 훈련 서비스 플랫폼 ‘포동(For Dong)’을 출시했다. 포동은 반려견의 행동과 습관을 긍정적으로 교정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주요 서비스는 ▲반려견 성향분석 검사 ‘DBTI(Dog Behavior Type Indicator)’ ▲반려견 성향을 기반으로 전문가가 견주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성향 상담소’ ▲훈련사와 견주를 연결시켜주는 ‘훈련 클래스’ 등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출시한 포동은 11월 현재 누적 등록 반려견 10만마리를 돌파했다. 일평균 830마리의 반려견이 가입된 셈이다. 가장 특색 있는 서비스인 DBTI 신청 건수는 6만5000건에 달하며, 성향 상담소에는 1200건에 달하는 견주들의 고민이 공유돼 전문가의 조언과 코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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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DBTI 성격 분류 유형 /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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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반려견 심리분석 전문가인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과 세계 최초로 반려견의 성향을 분석하는 DBTI 검사를 공동 개발했다. DBTI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성격유형검사 MBTI의 반려견 버전이다. 야생성, 의존성, 관계성, 활동성 기준,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이 소장이 20여년간 오랜 훈련경험을 통해 확보한 1만여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60개 문항을 개발하고, 문항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LG유플러스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했다.

DBTI는 반려견의 성격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포동은 반려견의 다양한 행동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문제 행동을 비롯해 평상시 작은 습관까지 긍정적으로 교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짖는 행동의 경우 낯선 장소에 대한 부적응, 공격적인 성향, 소심한 본성에 의한 방어기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포동은 원인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또 성향 상담소는 짖음, 분리불안, 입질 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견주들이 고민을 공유하면 이삭애견훈련소 소속 반려견 행동분석 전문가들이 양육 방식에 대해 조언하는 방식이다. 1200건의 상담 내용 중 ‘반려견의 짖음’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훈련 클래스는 훈련사가 견주들의 거주지역으로 찾아가 90분 동안 1:1 또는 최대 5:1로 줄당김, 통제, 산책 등 견주의 니즈를 반영한 주제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한다.

◇ AI가 엑스레이 보고 30초 만에 분석

SK텔레콤은 지난 9월 AI 기술을 활용한 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반려동물 의료시장에 진출했다. 엑스칼리버는 무한한 가능성과 엑스레이의 뜻을 담은 ‘엑스’와 우수성을 뜻하는 ‘칼리버’를 합친 말이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AI플랫폼 ‘엑스칼리버 VET AI’에 올리면, AI가 반려견의 비정상 여부를 판단해 약 30초 내에 다시 수의사에게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민감도)은 분야별로 84∼9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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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를 활용한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예시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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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증상을 사전에 감별할 수 없어 검사가 가장 중요한 감별 방법이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전국에 약 4000여개의 동물병원이 있지만,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는 수백 명에 불과한 수준으로 디지털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엑스칼리버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저장, 조회를 하기 때문에 병원 내 별도의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고, 웹서비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수의사들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서 AI가 제시하는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받아볼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를 반려견 대상으로 운용한 뒤 반려묘 진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SK텔레콤은 SKY동물메디컬그룹과 임상시험·필드테스트 진행 계획을 알리며 엑스칼리버 출시를 예고했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의료기기업’ 및 ‘동물용 의료기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SK텔레콤은 엑스칼리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국립대 수의과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셋(자료)을 고도화하고 있다.

◇ IoT로 반려견 비만·활동량 체크

KT는 지난 5월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출시했다. 반려견에 착용시키면 활동량을 체크해주는 장치 ‘페보프로 웨어러블’과 자동급식기 ‘펫위즈’가 결합된 상품이다. 페보프로 웨어러블엔 사물인터넷(loT) 통신 기능이 탑재돼 실시간 측정한 반려견의 운동량 데이터를 펫위즈로 송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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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디바이스팩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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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보프로에는 6축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이 적용돼 반려견의 활동량과 생활 양태를 파악할 수 있다. 펫위즈는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양의 사료를 측정해 반려견에게 준다. 일종의 반려견 맞춤형 비만 관리 장치인 것이다. 펫위즈엔 풀 고선명도(HD) 광각 카메라와 마이크가 탑재돼 주인이 반려견의 움직임을 실시간 확인하면서 대화하거나 녹음된 음성을 들려줄 수 있다.

KT는 반려견 디바이스팩 사용자를 대상으로 ‘페보 반려견 케어플랜’ 상품도 내놨다.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사용하면서 ‘실시간 반려견 건강 리포트 서비스’를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반려견 의료비 지원 서비스다. 월 1만원을 납부하면 한 해 최대 130만원까지 입원비, 수술비 등 반려견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번호 안내 114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공공기관 전화번호도 안내한다. 반려동물 등록, 광견병 예방접종, 유기동물 입양비 등에 대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보를 제공한다. 유기동물 신고 및 접수가 가능한 동물보호센터의 전화번호도 확인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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