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피해 이번엔 더 심각" 산업계 비상대책 가동(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출물류 비상대책반 애로접수 속출

철강업계 긴급제품 먼저 출하

여수산단 품목별 물류운송 대비

아시아경제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에서 화물연대 회원들이 출정식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최대열 기자]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산업계는 최악의 ‘셧다운’ 상황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에 들어갔다. 기업들은 부품을 최대한 확보하고 재고를 공장 밖으로 출하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장기화할 경우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번 파업의 경우 정치적 성격을 띤 대정부 투쟁이 얽혀 있어 불과 8일 동안 파업으로 1조6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줬던 지난 6월을 훨씬 웃돌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출구 찾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로 긴축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은 또다시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가동 중인 ‘수출물류 비상대책반’에 첫날부터 피해 신고 및 우려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이준봉 무협 물류서비스실장은 "수출하는 사람들은 물건이 나가야하는데 항만에서 막히면 납품이 지연이 되면 계약 위약금 물고 거래 단절까지 간다"면서 "이런 내용의 애로사항 접수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파업이 예고됐던 만큼 과거 물류 대란 사태에서 비춰 비상대책을 준비, 시행에 나선 상태다. 철강업계의 경우 조선, 건설 등 고객사들과 긴밀 소통하면서 긴급제품을 먼저 출하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철강제품의 운송이 멈추면 전 산업계에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적기 납품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세우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포항제철소 태풍피해 복구를 진행 중인 포스코와 노동조합의 게릴라 파업으로 정상 가동이 어려운 현대제철의 경우 물류대란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6월 파업 당시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포항제철소 인근에서 출정식을 진행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던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급 측면에서는 고객사 긴급재 등은 사전에 출하하는 등으로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장기화한다고 하면 복구 자재, 복구하면서 나오는 폐자재들의 차량 출입이 안 돼 계획된 복구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멈춘 화물 자동차 뒤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 봉쇄 거점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업계는 주요 제품을 먼저 출하하는 등 사전 대비를 해왔다. 한국석유화학협회도 이날부터 비상대책반 가동을 시작했다. 협회는 물류 문제가 발생 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류난이 심각했던 여수, 대산 산업단지는 품목별로 물류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신차 출고 시 운송 차질이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대체 인력·조직을 꾸린 상태다. 6월 파업 당시 신차를 운송할 카캐리어(자동차 운반차량)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본사 등 회사 직원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공장에서 출하장까지 운반하기도 했다.
물류기업도 운송거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비조합원에게 운송업무를 맡기거나 그간 활용하지 않았던 경로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파업으로 운송 차질이 발생할 경우 주말에도 운송업무를 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산업계는 파업 과정에서 비조합원 운송방해 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하게 대처에 나서야 목소리가 거세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야드 입구를 막아서는 식으로 운송거부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일부 업종만이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비조합원 운송방해 등 조직적인 문제에 대해선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생산 물량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물류 대란이 장기화 땐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6월 파업 8일 동안 정부 추산 철강업계 1조1500억, 석유화학업계 5000억, 자동차업계 2571억 등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제품 단가 비용과 운송비용이 늘어난 데다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터라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6월 파업 때 보다 환율이 오르고 제품 단가가 인상되면서 피해액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파업을 해결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멈춘 화물 자동차 뒤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