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으로 인해 겪는 고난을 언급하며 1930년대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야기한 기근 학살을 떠올렸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세계의 평화와 모든 갈등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자"며 "순교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끔찍한 고통을 특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토요일은 스탈린이 1932∼1933년 인위적으로 일으킨 끔찍한 홀로도모르 대학살 기념일"이라며 "이 대량 학살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오늘날 침략의 순교로 고통받는 많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여성, 노인,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홀로도모르는 1932∼1933년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에서 곡물뿐만 아니라 종자까지 징발하는 바람에 300만명 이상이 굶어서 숨진 대기근 사건을 일컫는다.
일부 논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가 집단 학살을 의미하는 제노사이드로 규정했다.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 뉴스'는 "러시아 제국 차르(황제)와 이후 소련이 수백 년 동안 우크라이나 문화와 언어 및 국가 정체성을 말살하려 했다"며 "홀로도모르가 농업 집단화와 우크라이나의 민족운동을 근절하려는 스탈린 노력의 결과였다"고 짚었다.
교황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거의 모든 공개석상에서 우크라이나를 언급했으며 핵무기 사용 위험에 대해서도 거듭 경고해왔다.
지난달 교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의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멈출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이틀 전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서 발생한 지진을 언급하며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cel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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