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현 제재로는 이란제 유입 못 막아…유엔이 새 규정 만들 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이란제 드론의 부품 중 4분의 3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 업체들이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이 자국에서 격추 또는 포획한 이란제 드론을 분석한 결과, 75%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 제품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란에 대한 서방 제재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내놓은 이 분석 보고서는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어떻게 강력한 무기로 무장해왔는지를 보여준다며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군이 격추시킨 이란제 드론들의 부품을 분석한 것으로, 여기에는 이란제 모하제르-6 드론 등이 포함됐다.
분석에 따르면 200개 이상의 드론 부품 가운데 절반은 미국 회사들이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분의 1은 일본 업체가 만든 부품으로 확인됐다.
키이우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독립 반부패위원회'(NAKO)는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이 내놓은 이 보고서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란 드론에서 부품이 확인된 업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 분포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보고서에서 공개된 부품의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거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드론에서는 독일 소유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와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등 첨단 칩 제조업체의 제품도 발견됐다.
브라이언 토슨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대변인은 "부품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그게 우리 제품인지 위조품인지, 우리 제품이라면 어떻게 그 드론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관리들은 이들 부품의 출처 확인은 거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확산 (방지)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그런 행위와 관련이 있는 모든 불법 수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상무부 산업보안국이 이란 드론에 사용된 서방 국가 부품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는 서방 부품 사용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으나 다만 이란은 기술전문가 수준에서 우크라이나와 만나 드론과 부품들의 출처에 대해 조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드론에서 서방에서 생산된 부품들이 다수 발견된 것은 드론 기술이 이란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서방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서방의 보안 관리들과 산업계는 부품 중 다수가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을 통해 쉽게 이란으로 선적될 수 있다며 그런 방식의 제품 환적은 법 위반이지만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로저스 서던 덴마크대학 교수는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세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유엔이 드론 기술 확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제 드론 |
WSJ은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이 자국에서 격추 또는 포획한 이란제 드론을 분석한 결과, 75%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 제품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란에 대한 서방 제재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내놓은 이 분석 보고서는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어떻게 강력한 무기로 무장해왔는지를 보여준다며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군이 격추시킨 이란제 드론들의 부품을 분석한 것으로, 여기에는 이란제 모하제르-6 드론 등이 포함됐다.
분석에 따르면 200개 이상의 드론 부품 가운데 절반은 미국 회사들이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분의 1은 일본 업체가 만든 부품으로 확인됐다.
키이우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독립 반부패위원회'(NAKO)는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이 내놓은 이 보고서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격추한 드론 잔해 앞에 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이란 드론에서 부품이 확인된 업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 분포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보고서에서 공개된 부품의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거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드론에서는 독일 소유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와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등 첨단 칩 제조업체의 제품도 발견됐다.
브라이언 토슨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대변인은 "부품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그게 우리 제품인지 위조품인지, 우리 제품이라면 어떻게 그 드론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대변인은 이란에는 어떤 제품도 팔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하제르-6 드론에서 사용된 서보모터를 제조한 일본 도네가와-세이코사는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관리들은 이들 부품의 출처 확인은 거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확산 (방지)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그런 행위와 관련이 있는 모든 불법 수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상무부 산업보안국이 이란 드론에 사용된 서방 국가 부품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는 서방 부품 사용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으나 다만 이란은 기술전문가 수준에서 우크라이나와 만나 드론과 부품들의 출처에 대해 조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서방에서 제조된 드론 유도, 동력, 조종용 부품들이 이란의 무기 개발과 확산을 막으려는 서방 지도자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서방 안보 관리들은 정밀 유도미사일을 장착한 이란 드론은 핵 프로그램보다 더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한다.
이란 드론에서 서방에서 생산된 부품들이 다수 발견된 것은 드론 기술이 이란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서방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서방의 보안 관리들과 산업계는 부품 중 다수가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을 통해 쉽게 이란으로 선적될 수 있다며 그런 방식의 제품 환적은 법 위반이지만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로저스 서던 덴마크대학 교수는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세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유엔이 드론 기술 확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