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의 64% 가까이 손해, 904억원 잃어
비트코인 도입했던 부켈레 "비트코인 아직 초기 단계" 옹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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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인정했던 엘살바도르가 최근 FTX 거래소 파산과 가상자산 시세 폭락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여전히 가상자산을 믿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1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시세가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엘살바도르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중미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경상북도 크기의 소국으로 불안한 경제 사정 때문에 지난해까지도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썼다. 2019년 당시 37세의 나이로 취임한 부켈레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엘살바도르가 가장 최근에 사들인 비트코인은 지난 7월 1일에 매수한 152만달러 규모다.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엘살바도르가 매수한 비트코인 규모는 누적 1억715만달러(약 1418억원)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고, 다른 다국적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크로노스 코인까지 가치가 급락하면서 개당 1만6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현재 엘살바도르는 투자액의 약 64%를 손해 봤다. 손실액은 6837만달러(약 904억원)로 추정된다.
부켈레는 앞서 비트코인이 급락할 때마다 저가매수 기회라며 오히려 반겼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부켈레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FTX 사태는 비트코인과 정반대다”라고 적었다. 그는 “비트코인의 작동 방식은 폰지(다단계) 사기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사태), 엔론 및 월드컴 사태, 버나드 매도프나 샘 뱅크먼 프리드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론(2001년)과 월드콤(2002년)은 분식회계로 침몰한 미국 기업들이다. 버나드 매도프는 나스당 증권거래소 회장을 지냈던 인물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를 벌여 2008년에 체포되었다. 그는 150년형을 선고받았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FTX의 최고경영자(CEO)로 FTX 파산과 동시에 CEO 사임을 발표했지만 분식회계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부켈레는 비트코인의 기능에 대해 “누군가는 이해했고 아직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며 “우리는 아직 (전환)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취소를 강력히 권고하며 "재정 안정성과 건전성 등에 큰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엘살바도르 국가 신용등급을 중미에서 가장 낮은 'CCC+'로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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