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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헤르손 수복했지만…우크라, 러 반격 우려에 방어 태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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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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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요충지 헤르손 탈환으로 짧은 승리의 기쁨을 맛본 우크라이나가 치안을 강화하는 등 방어 태세를 구축하고 나섰습니다.

러시아의 반격 우려에 대비하는 한편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지뢰를 제거하고 파괴된 기반시설을 복구하는 등 재건 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헤르손 지역 당국은 오는 19일까지 드니프로 강을 활용한 운송을 금지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날 헤르손 공항 일대가 폭격을 당하는 등 러시아군의 위협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점령지에 남기고 간 폭발물들도 주요 시설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따르면 파견된 폭탄 제거 반 10팀은 헤르손 지역에서 현재까지 폭발물 2천여 개를 제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공병 1명이 사망했고 4명은 크게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모든 주요 기반시설에 지뢰를 심었다"며 밀집 지역과 시 중심지로의 접근을 피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대피해 있던 주민들에게도 지뢰와 부비트랩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헤르손 당국은 또한 러시아군이 아직 탈환 지역에 매복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습니다.

정부는 특히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동쪽에서 공격을 준비할 가능에 대비해 인근 지역의 병력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고문실과 집단 매장지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처리해야 할 과제입니다.

헤르손주 북부에서는 이미 시체 발굴 및 검시 작업을 진행 중이며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를 확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헤르손 지역에서 "400건이 넘는 전쟁범죄가 확인됐다"며 "주민들과 병사들 모두 시체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26개 정착촌의 주민 10만 명이 삶의 안정과 법질서를 회복했고, 러시아군과 용병을 체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러시아군은 헤르손에서 철수하면서 광범위한 약탈을 자행했으며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장했습니다.

러시아의 점령으로 파괴된 지역 전력망과 상수도 등 인프라 복구 작업 또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헤르손 시장의 고문인 로만 골로우냐는 "사실상 물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단전으로 인해 약품과 빵 공급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헤르손 발전 시스템과 연관된 카호우카댐에서는 포격 피해로 수문 3곳에서 물이 새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헤르손 행정 당국은 주요 보급품을 나눠주는 한편 주민들이 요청할 경우 장작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형 난로 6천여 개도 배급할 예정입니다.

파괴된 철로의 경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복구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 측은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겨울철 복구 작업 등을 돕기 위해 추가 원조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헤르손은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약 8개월 만인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수복됐습니다.

탈환 직후 헤르손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국기를 들고 흔드는 등 잠깐이나마 해방감을 만끽했으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추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퇴각이 러시아의 전략 변경에 불과하기 때문에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가 이번 철수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약화하고 서방의 원조 의지와 군수품을 소진하도록 하는 한편, 내년을 위해 병력을 재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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