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린이시 탄청현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환전하기 위해 일본 엔화 지폐를 세고 있다. 탄청/신화뉴시스 |
올해 하반기 한·중·일 증시에 투자한 ‘개미’ 투자자들의 성적은 ‘일학개미’들의 승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학개미’들은 시진핑 3연임 여파로 인한 ‘차이나 런(China Run·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에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학개미’도 중학개미보다는 선방했으나 네이버, 포스코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7월 1일~11월 10일)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현황. 출처=한국거래소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지난 10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7%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네이버(1조1548억 원)는 -2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가 미래 가치를 선반영해온 만큼 금리 인상의 여파로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내년 4월 인수할 예정인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쉬마크 효과에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 훼손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반기 동학개미가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8925억 원)는 6.0% 상승하면서 준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내내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저점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우도 6.7% 오르며 호성적을 거뒀다.
순매수 상위 3번째 이름을 올린 카카오(5239억 원)는 -27.3% 하락하면서 부진의 늪에 허덕였다. 국내 대표 성장주로 여겨지는 만큼 글로벌 긴축기조의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외에 순매수 7위인 POSCO홀딩스(21.9%)를 제외하고는 두산에너빌리티(-18.3%), 카카오뱅크(-24.1%), SK아이이테크놀로지(-39.7%), OCI(-29.6%), LG이노텍(-16.1%) 등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하반기(7월 1일~11월 10일) 일학개미들이 일본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
일학개미들의 올 하반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1.1%를 기록, 동학개미와 중학개미 대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한 국내 증시에 비해 일본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일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인 Z HOLDINGS CORP(2319만 달러·약 306억 원)는 올 하반기 들어 -11.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Z 홀딩스는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과 일본의 국민 메신저 LINE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
순매수 2위인 NIKKO LISTED IDX FUND US EQUITY (NASDAQ 100) CURRENCY HEDGE ETF(1322만 달러·약 175억 원)은 -1.9%의 수익률을 기록,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순매수 3위 ISHARES SP 500 JPY HEDGED ETF(626만 달러·약 83억 원)도 -2.5%를 나타냈다.
일본이 엔저를 통한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치며 유동성을 푼 점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현상이 일본만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지만 일본 경제 및 산업이 엔화 약세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역사적으로 엔·달러와 닛케이 지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7월 1일~11월 10일) 중학개미들이 중국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
반면 중학개미들의 하반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24.3%의 수익률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순매수 1위 HUATAI-PB CSI 300 ETF(867만 달러·약 115억 원)는 -10.2% 하락했다. 올해 중학개미의 사랑을 받아온 TIANQI LITHIUM CORP-A(564만 달러·약 75억 원)도 -19.6%로 부진했다.
순매수 3위인 YUNNAN ENERGY NEW MATERIAL CO LTD-A(397만 달러·약 53억 원)는 -35.0%, 순매수 4위인 GANFENG LITHIUM CO LTD-A는 -42.4% 하락하며 처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시진핑 독주체제’ 출범 등 대내외 리스크가 중국 증시 엑소더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시진핑으로의 과도한 권력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분쟁, 시장주의경제와의 단절이 중국의 고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고, 나아가 대만과의 군사적 긴장감 확대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자산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내 경기 둔화 여파도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중국 생산자 물가, 수출입 모두 마이너스(-) 증가율로 떨어졌다”며 “제로 코로나로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외수까지 둔화되면서 공급 측 재고 부담이 높아지고 생산활력까지 둔화되는 흐름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투데이/정성욱 기자 (sajikoku@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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