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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로 도움을 요청한 경쟁업체 FTX의 인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긴급히 인수 추진을 결정해 뒤늦게 확인한 FTX의 재정 상태가 예상보다 나빠 인수 무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1만60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FTX의 회사 구조와 장부를 검토해본 뒤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낸스 경영진이 빠르게 확인해본 결과 FTX의 부채와 자산의 격차가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면서 재정적 '블랙홀'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바이낸스는 7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반해 FTX의 직원 수는 400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 놀랐다고 WSJ는 전했다. 자금 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객 심사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촉진해야 하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규제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처리와 관계사와의 거래 등을 놓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나와 바이낸스의 FTX 인수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부상했다.
앞서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FTX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FTX의 관계 회사 재정 부실설로 갑작스러운 '뱅크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 사태를 맞은 FTX가 도움을 요청했고 바이낸스가 손을 잡았던 것이다. 양측은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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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에서는 인수 발표 시점부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날 자오 CEO는 이 합의를 두고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라면서 "매우 역동적인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언제든 거래에서 손을 뗄 재량권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바이낸스의 FTX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같은 날 자오 CEO는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합의가 바이낸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승리'라고 볼 수 없으며, FTX의 붕괴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흔들고 규제 당국의 강화된 규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상세하게 계획한) '마스터플랜'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가 전화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전에 FTX의 내부 상황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수 무산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지자 바이낸스 측은 "아직 실사를 수행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공유할 만한 내용이 있을 때 추가로 소통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바이낸스의 실사 절차는 30일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이 블룸버그에 전했다.
보도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국시간 오전 5시 50분 기준 전일대비 10% 이상 폭락해 1만6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2% 이상 급락해 12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전날 8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30% 추락했다. FTX가 거래를 지원해온 솔라나는 40% 이상 빠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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