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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서 유일하게 핵을 보유한 프랑스의 핵 억제력은 국가 안보의 중추이며 EU의 안보에 기여한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프랑스 남부 툴롱에 있는 해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 전략 리뷰'(RNS)를 일부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일간 르몽드, AFP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국익은 예전보다 더 많이 유럽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며 "우리의 핵 병력은 그 존재만으로도 프랑스와 유럽의 안보에 기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가 핵 억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조심하고, 때때로 몇몇 발언을 부풀려서 생각하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몇몇 발언"은 지난달 12일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신의 답변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하더라도, 이는 프랑스의 "필수적인 국익"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에 핵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공격도 프랑스의 "필수적인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서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전략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쟁이 기존 군사력뿐만 아니라 공작, 정보전 등 다양한 정치적 수단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형태를 띠고 있다며 5년 안에 최고위급 사이버 방위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EU를 탈퇴한 영국과 최근 들어 EU 차원의 정책 조율을 놓고 엇박자를 내온 독일과 국방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최근 취임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내년 1분기 중에 군사 및 국방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과 파트너십이 한 단계 더 높아져야 한다"며 "양국이 우방이자 동맹으로서 대화를 적극적으로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럽이 군사적으로 자율성을 구축하려면 독일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층 긴밀한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차세대 전투기와 탱크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나, 기술적 문제와 생산 방법 등에 대한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말리를 거점 삼아 10년 가까이 펼쳐왔던 대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군은 말리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현재 3천여 명이 니제르, 차드, 부르키나파소 등에서 파트너 국가들이 테러리스트들과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영 기자(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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