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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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68만 명 가까이 늘었다.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일자리 시장은 활황인 ‘성장 없는 고용’이 이어지고 있다.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5개월 연이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었다.
9일 통계청은 ‘고용동향’ 보고서에서 지난달 취업자는 284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7만7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10월 기준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었지만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난해 고용 경기가 워낙 바닥이었던 탓이다. 올해 상반기 80만~100만 명대를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취업자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증가 폭이 6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치상으로는 고용 활황이지만 지표를 뜯어보면 비관적이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노인 일자리, 단기 근로라서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46만 명 증가했는데,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의 67.9%를 차지했다. 신규 취업자 3명 중 2명꼴로 고령 취업자였다. 이어 50대 취업자가 14만7000명 증가했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2만1000명, 30대는 6만1000명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40대 취업자는 1만1000명 오히려 줄었다.
지난달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년 대비 345만9000명 늘었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79만4000명 급감했다. 주 36시간은 하루 7시간 남짓(주 5일제 기준)으로 보통 전일제와 시간제 근무를 가르는 기준 역할을 한다. 근무 시간이 짧아 급여가 작고 신분도 불안정한 일자리 비중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한글날 대체 공휴일(지난달 10일) 효과로 취업 시간이 줄어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9일 2022년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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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20만1000명, 숙박ㆍ음식점업에서 15만3000명 등 전년 대비 취업자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관련 수요가 늘면서 보건ㆍ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도 12만1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도ㆍ소매(-6만 명), 금융ㆍ보험업(-1만5000명) 취업자는 줄었다.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뜻하는 고용률은 지난달 62.7%였다.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하며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동월 기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2.4%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내렸다. 동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저다.
올해 들어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고용 경기는 내년 꺾일 가능성이 크다. 수출ㆍ내수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어서다. 최근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했지만 아직 고용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 변화에 늦게 반응하는(후행) 지표라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물가, 금리 인상, 수출 위축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한다. 내년에는 기저효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직접 일자리 정상화, 인구 영향 등에 따른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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