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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교류 상징’ 풍산개…전·현 대통령실 ‘진실게임’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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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선물로 받은 풍산개 두 마리

남북 대화의 상징으로 청와대서 지냈으나 퇴임 이후 문제

반납vs파양 논란 속 전·현직 대통령간 풍산개 공방

앞선 대통령들 역시 퇴임 후 반려동물 처리가 문제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2018년 9월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선물로, 평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풍산개 한 쌍이 정쟁의 대상으로 비화했다. 남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현직 대통령 사이 ‘풍산개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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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풍산개 ‘송강’과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는 풍산개 관리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았다면서 문 전 대통령 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행안부가 대통령이 받은 동식물 선물을 키울 수 있게끔 하는 내용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현재 협의 중이란 것이다.

때 아닌 정쟁의 한가운데 휩쓸린 풍산개는 북한에서 넘어온 것들이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을 약속한 것으로, 수컷 ‘송강’이는 2017년 11월, 암컷 ‘곰이’는 2017년 3월 모두 풍산군에서 태어났다.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떠오른 송강이와 곰이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된 것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때문이다. 정상 간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를 위탁이 가능하게끔 하는 협약을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과 맺었고, 후속 조치인 시행령 문제가 시일이 소요되면서 문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겉으로는 호탕하게 ‘데려가서 키우셔라’라고 해놓고, 속으로는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것은 대통령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사료 값, 사육사 비용 등을 세금으로 지원받지 못하니까 강아지를 파양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문 전 대통령이 아동학대 해법에 대해 “입양 아동을 바꾸는 대책”이라 실언한 부분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송강이와 곰이의 미래는 정권 교체와 함께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앞선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선물 받은 동·식물에 대해 마땅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잦았던 탓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가 가장 유사하다. 당시에도 북측에서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가 김 전 대통령 퇴임 후 문제가 됐다. 이들 풍산개들은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져 전시됐다가 2013년 자연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물 받은 진돗개 두 마리가 번식해 아홉 마리까지 늘었는데 탄핵 선고 이후 이들을 청와대에 두고 나왔다고 ‘유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개들은 전국 지자체와 일반 가정 등에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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