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스무 단 가까이 남아 "백제 왕궁급 건물 모습 추론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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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부소산성 군창지(軍倉址) 주변에서 백제 사비기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 두 동이 확인됐다. 와적기단(瓦積基壇)이란 기와를 쌓아 만든 계단이다.
7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와적기단 건물지가 확인된 지역은 부소산성에서 가장 넓은 평탄지인 군창지 동남쪽이다. 동서 길이가 각각 16m 이상인 북쪽 건물과 14m 이상인 남쪽 건물지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돼 있었다. 기단은 최대 스무 단 가까이 남아있었다.
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알려진 와적기단 건물지 기단이 평균 대여섯 단인 점을 고려하면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와적기단 건물지는 백제의 대표 사찰 유적인 정림사지, 왕흥사지, 군수리사지 등에서 주로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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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 북쪽 중앙부에 있는 성이다. 사비 도읍기에 왕성, 후원, 배후산성 등의 역할을 했다.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1981년부터 2002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해 백제에서 조선에 이르는 성벽과 성내 시설물(주거지·저장구덩이·우물지 등)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성내 평탄지의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부소산성 군창지 일대는 1993년 조사에서 '대당(大唐)'명 와당, 중국제 자기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이번에 확인된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의 일정한 배치와 와적기단을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은 백제 왕궁급 건물의 모습을 추론할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연구소 측은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 면적의 10% 내외 범위에서 발굴 조사해야 하는 시굴 조사 특성상 건물지의 전체 모습과 규모를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면서도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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