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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무기화' 푸틴 "흑해 드론공격 조사결과 나와야 협정 복귀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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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실질적인 보증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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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0월 1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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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크림 반도) 세바스토폴의 자국 흑해함대를 대상으로 한 무인기(드론) 공격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으로 재점화된 세계 식량안보 우려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세바스토폴 해군기지의 드론 공격에 대한 조사가 완료된 이후에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흑해 곡물 수출 협정 복귀 전 실질적인 보증을 원한다며 "세계 시장에 러시아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허용하기 위한 협정 두 번째 부분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은 대부분의 러시아산 제품을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농산물과 비료 등은 제외해 수출이 허용됐었는데, 이번 드론 공격으로 이들의 주요 수출 경로 접근이 불가해졌다는 얘기다.

크렘린궁도 이날 성명에서 "곡물 수출 협정 재개는 이번 (드론 공격) 사건 경위에 대한 상세한 조사 이후에 검토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로부터 인도적 통로의 군사적 목적 이용 금지 등 이스탄불 협정(곡물 수출 협정)에 대한 엄격한 이행을 보장받고 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은 지난 7월 22일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체결됐다. 협정 체결 당시 당사국은 협정 기한을 120일간, 오는 19일까지로 정하고 이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협정 체결로 전쟁 이후 당시 6개월간 중단됐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돼 세계 식량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세바스토폴 기지에 정박 중인 러시아 함대를 공격했다며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곡물 수출 협정의 보안 통로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러시아가 협정 연장을 앞두고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협정 체결을 중재했던 유엔과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협정 이행 중단 선언을 우려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와 협정 재개 및 연장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부터 2일까지 알제리에서 열리는 아랍 연맹 정상회의 참석까지 연기하며 협정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마치고 "식량 위기 해법은 건설적인 접근법에 기초해 찾을 수 있다"며 협정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협정 문제가 해결돼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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