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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문화현장] 희생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전시 'Lesser 더 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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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Fun 문화현장]

<앵커>

예술은 예로부터 희생자들을 위한 위로를 작품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재난과 사고로 희생된 생명들, 그 안타까움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또 제단을 만들어 위로하기도 하고, 박제된 벽화로 스러진 존재들을 기립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Lesser 더 적게 / 12월 3일까지, 아트스페이스3]

지난 2015년 전 세계를 울린 시리아 난민 꼬마 쿠르디가, 흙으로 빚어진 묘지석으로 봉안됐습니다.

별과 천사들로 둘러싸인 제단에서 지상에서의 비참했던 삶을 위로받고 있는 것입니다.

곳곳에 놓인 다양한 상징물들은 흙으로 빚어지기만 하고 불에 굽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전시가 끝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박미화/작가 : 물론 없어지는 거죠. 없어진다는 것 자체가 또 어떻게 보면 저희 삶을 설명하는 거잖아요. 저희도 언젠가는 없어지잖아요.]

작가에게 흙은 작품의 재료이자,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작업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엄마와 딸의 이미지는 평화로운 삶을 위한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박미화/작가 :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엄마가 아기를 대할 때 그런 마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좀 대할 수만 있다면, 사랑해주고 조금씩 양보하고 그런 마음이 좀 들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양부모의 학대 끝에 일찍 세상을 등져야만 했던 정인이, 세월호에 탑승해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재난과 사고를 겪은 360건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벽 한 면을 빼곡히 채웠습니다.

사고 당시의 기사가 실린 신문지에 물감칠을 하고, 하나하나 글씨로 흔적을 남긴 것입니다.

[고충환/미술평론가 : 제도와 권력 무지와 이기심에 희생된 어떤 가여운 존재들에 바치는 오마주, 헌사, 헌화, 이렇게 봐도 되겠죠.]

희생된 생명에 대한 남은 자들의 예의는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입니다.

그 애도를 작품으로 박제했습니다.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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