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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 이란제 드론 400대로 우크라 민간인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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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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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현지시간) 이란 육군이 미공개 장소에서 군사용 무인기 훈련으로 드론을 발사하고 있다. 앞서 이란은 자체 개발한 군사용 무인기(드론)를 외국으로 수출했다고 밝혔으며 미국은 이 드론의 수입국으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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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에 이란제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약 400기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방은 최근 러시아가 이란에서 제공한 공격용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특히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펼치고 있다며 러시아와 이란을 동시에 규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의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대통령과의 키이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 약 400대가 키이우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폭발에 사용됐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목표로 삼았다"며 "이 가운데 60~70%는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샤헤드-136 드론 등 약 2000대의 공격용 드론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에 이란제 드론이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장기간 이어진 전쟁에 러시아제 무기가 고갈되자 러시아가 이란에 도움을 요청, 러시아군의 고정밀 무기 부족분이 이란제 무기로 대체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러시아와 이란 측은 양국 간 드론 무기 거래는 없었다며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대(對)러시아 무기 제공설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앞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를 초청해 전문가들의 회담에 참석시키고, 무기 제공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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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 앞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군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만 최소 3명이 숨졌다. 현지 당국은 러시아 자폭 드론을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간주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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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군이 최근 공격에서 사용한 공격용 드론이 이란제라는 것을 확신, 이란이 러시아에 군사 무기를 수출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4일 이란 드론 제조업체 샤헤드항공산업과 군 고위급 인사 3명에 대한 제재에 합의했다. 영국도 EU와 같은 제재를 채택했다.

미국의 관련 제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최근 이란에서 발생한 '히잡 의문사' 사건 관련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관계자와 2개 단체를 인터넷 검열 및 시위대 탄압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이란제 무기를 제공받은 대가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대 진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란제 공격용 드론 사태를 계기로 이란과 대립 구도에 있는 이스라엘과의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침공 초기부터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었다"며 "이스라엘은 전쟁과 비극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26일 미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회담 전 기자들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향해 나아가고,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란의 도전은 오늘 논의돼야 할 주요 과제"라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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