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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中기사에 "안중근, 뤼순감옥 매장"…보훈처, 유해 단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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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남궁선 국가보훈처 보훈예우국장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당시 중국 현지 신문 기사 및 안중근 의사 모친 사회장 거행 기사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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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소나무관에 안치돼 뤼순(旅順)감옥 공동묘지에 묻혔다는 내용의 당시 중국 현지 신문 기사가 최초로 발굴됐다.

국가보훈처는 안중근 의사 의거 113주년을 맞은 26일 안 의사 유해에 관한 기사와 안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의 사회장 거행에 관한 기사를 처음으로 발굴해 공개했다.

보훈처는 주상하이총영사관과 함께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에 필요한 입증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발행된 신문 및 간행물 88종 중 독립운동 관련 기사 3만3000여매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해당 자료를 찾았다.

보훈처에 따르면 안 의사 순국 나흘 뒤인 1910년 3월 30일자 만주지역 신문인 성경시보(盛京時報)에는 안 의사의 둘째 동생인 안정근 지사가 안 의사 유해를 한국으로 옮겨 매장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일본 당국이 거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일본 당국은 "유해는 다른 사형수와 동일하게 감옥이 관리하는 사형수 공동묘지에 매장될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안 의사 유해가 당시 뤼순감옥 내 공동묘지에 매장됐을 것이라는 유력한 가설을 뒷받침한다.

뤼순감옥 묘지는 다수의 증언과 연구자들이 안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로 가장 유력하게 꼽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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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투옥돼 있었던 뤼순감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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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근 지사는 당시 안 의사와 친분이 있던 감옥 관리자에게 장례 절차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관리자는 이에 "고심 끝에 파격적으로 하얼빈의 소나무로 만든 관에 유해를 안치하고 조선 풍속에 따라 관 위에 흰 천을 씌우도록 하고, 영구(靈柩)를 감옥 내의 교회당에 둔 후 우덕순 등 3명의 죄수에게 조선 예법에 따라 두 번 절을 하게 하여 고별식을 치르도록" 허락했다.

보훈처는 "그간 형무소 관계자의 회고록과 일본 정보보고서를 통해 추정한 안중근 의사 유해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보도한 만주 현지 기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 연구 권위자인 오영섭 박사는 "안 의사의 관을 하얼빈산 소나무로 제작했다는 내용은 처음 밝혀진 귀중한 사실"이라며 "안 의사의 유해 찾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단서를 얻은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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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와 조마리아 지사. 사진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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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생전 독립운동 활동과 사회장을 다룬 기사도 발굴됐다.

중국 상하이에서 발행된 '민국일보(民國日報)' 1927년 7월 19일 자 기사에서는 1910년 안 의사가 순국할 당시 "친동생(안정근)이 장례를 위해 유해를 원했으나 일본관리가 그 유해를 강탈해 돌려주지 않았고" 이에 분노한 조마리아 여사가 두 아들인 정근·공근을 이끌고 러시아로 옮겨 애국 사업에 매진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1919년 한국에서 3·1 운동이 일어나자 다시 두 아들과 함께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조마리아 여사는 병환으로 1927년 7월 15일 향년 66세에 눈을 감았다. 기사는 "상해의 많은 한국 동포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고 이에 따라 특별히 사회장이 거행돼 19일에 발인하기로 했다"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지역 독립운동 연구 권위자인 박환 수원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상해 한인교민단 교민장으로 알려졌던 조마리아 여사의 장례식이 그보다 높은 예우인 사회장으로 치러졌다는 점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훈처는 일제강점기 중국 간행물 분석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 2000여명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미포상 독립운동가에 대한 포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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