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을 둘러싼 전기 소비 논쟁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재점화될 전망이다.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된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 에너지 위기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생산 단가 상승을 겪는 채굴 업체들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비트코인은 설계 구조상 끊임없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비트코인이 채택한 작업증명(POW) 알고리즘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채굴자들이 나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채굴에 소비된 시설과 에너지 비용을 담보하는 방식이다.
채굴에 쓰인 전기세가 1000만 원이고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이 1000만 원이 넘으면, 합리적인 채굴자들은 네트워크 유지를 통한 수익을 선택하는 식이다.
문제는 채굴을 위해 풀어야 하는 수학 문제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오른다는 것이다. 고난도 수학 문제이지만, 사실상 무차별 대입으로 답을 찾는 방식이기에 더 빠른 기기와 더 많은 전력량이 관건이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채굴 기기가 개발되더라도 큰 의미는 없다. 채굴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기기 간의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로만 채굴하자는 합의도 지켜지기 힘들다. 비트코인이 채굴에 쓰이는 전기 사용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채굴 방식을 변화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POW 방식만이 진짜 블록체인이라는 이유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 전기 사용량은 아르헨티나 인구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는 지난해 비트코인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아르헨티나(121TWh), 네덜란드(108.8TWh), 아랍에미리트(113.20TWh)를 넘어 노르웨이(122.20TWh)의 소비량에 근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영국에서 27년 동안 사용되는 모든 전기 주전자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마이클 라우치 CCAF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이유는 고안된 방식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으면 향후 (전력 소비) 변화도 없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가격은 내렸지만, 이달 초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기 사용량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50피트 블록체인의 습격’의 저자 데이비드 제라드는 “비트코인은 굉장히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더 효율적인 채굴 하드웨어가 나온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같은 종류의 다른 하드웨어와 경쟁하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제라드는 “이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사용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생산량이 급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모든 에너지가 말 그대로 복권 같은 거에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럽 일부 국가들은 가상자산 채굴 산업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스웨덴 금융감독청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필수서비스를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가상자산 채굴자들이 사용하는 재생 에너지가 필요한데, 채굴자들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이를 충족하기 어려워진다”고 부정적 시선을 내비쳤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의 에릭 테딘 부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 책임이 있는 수많은 금융 업계와 대형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산업을 보다 효율적인 기술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채굴 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과 에드워드 마키, 셸던 와이트하우스, 제프 머클리 등 민주당 상원의원과 재러드 허프먼, 라시다 틀라이브 하원의원은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고 “채굴 기업들이 향후 수년 안에 채굴 규모를 230% 늘릴 계획으로 인구 190만 규모 도시의 전력량을 추가로 쓴다는 것을 뜻한다”며 “에너지와 배출에 있어 미국의 가상자산 채굴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굴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되는 사이 가상자산 약세장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신주 발행이나 주식 매각 등의 옵션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 자산운용사 US글로벌인베스터의 프랭크 홈즈 최고경영자(CEO)는 벤징가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까지 내려간다면 채굴장을 운영하는 대형 채굴업체들이 먼저 문을 닫고 이후 일반 채굴자들도 채굴기 작동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 (hura@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