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대준씨, 월북 몰이 희생양" vs 野 "감사원이 소설 시나리오 써"
위성곤 "내 질의서 대통령실 넘겼나" 해경청장 "파견 행정관에 줬으나 논의는 안해"
발언하는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
(서울·인천=연합뉴스) 고동욱 최은지 기자 =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여부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감사원 발표와 해경 수사의 증언을 놓고 봤을 때 (숨진 공무원이) 월북 의사 표명이 분명하다는 게 팩트"라며 "감사원이 중간에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면서 사건 본질 파악에 혼선을 주고 있다. 소설과 시나리오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사건 당시 해경 정보과장으로 군의 특별취급정보(SI)를 열람했던 강성기 치안감, 해경 형사과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김태균 총경에게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우리의 최종 목적은 해경청이 아닌 그 위'라는 말을 들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부인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지난 13일 해경 국감을 앞두고 자신이 미리 보내준 질의서가 통째로 대통령실에 넘어간 정황이 포착됐다며 "대통령실과 정치수사를 기획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에게 "해경의 입장이 180도 바뀌기 전에 윤성현 전 남해지방해경청장과의 통화에서 '새로운 사실 없이 수사를 번복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느냐. 이에 '법리적 판단만 정정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느냐"고 따졌다.
정 청장은 질의서에 대해서는 "해경의 대통령실 파견 행정관에게 연락이 와서 참고로 줬고, 그 외에 논의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윤 전 청장과의 통화에 대해서는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을 피했다.
신정훈 의원은 김 총경에게 "2021년 해경에서 전문가를 동원해 고(故) 이대준씨의 실족 가능성을 재점검했는데, 결과가 어땠느냐"고 추궁했다. 김 총경은 "실족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이런 야당 측 주장에 대해 여당은 최근 감사원의 중간 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숨진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이 없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감사 결과를 보면 해경 초동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피살 정보를 전달받고도 발견하지 않은 것처럼 수색을 유지했다"며 "담당 수사팀에서 월북 단정을 못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는데도 중간 수사에선 월북이라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은) 표류 예측 분석도 왜곡해 틀린 결론을 도출했고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은 사실을 알고도 'B형 구명조끼 착용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며 숨진 공무원이 월북 몰이의 희생양이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도 "(감사원 발표에) 해류가 남서쪽으로 흘렀다고 돼 있는데 38㎞를 구명조끼를 입고 역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며 "숨진 이대준씨가 무슨 슈퍼맨도 아니고 안 되는 걸 왜 답을 못하느냐"고 정 청장을 질책했다.
최 의원은 '평소 대준 형님으로부터 바다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이내에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 있고, 북한으로 갈 이유도 없어서 월북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동료 선원의 수사기관 진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덕흠 의원은 "실족이냐 월북이냐에 이어 오늘은 월중까지 나왔다. 이건 상상 아니냐"며 "감사원이 억지로, 혐의가 없는데도 20명이나 검찰에게 수사 요청을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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