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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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엔·달러 환율이 150엔 직전까지 치솟은 가운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최근의 엔저 진행이 급속하고 일방적이어서 경제에 마이너스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32년 만의 최악의 엔저 상황에 대한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기업의 사업계획 책정을 곤란하게 하는 등 불확실성을 높인다"면서 "안정적인 엔저 방향의 움직임이라면 경제 전체에 플러스로 작용한다고 말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영향은 업종이나 기업 규모, 경제 주체에 따라 불균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22일 재무성과 BOJ가 엔저 현상에 대응해 달러 매도, 엔화 매입을 통한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을 두고 "매우 적당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구로다 총재는 엔·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인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내비친 바 있다. BOJ가 이 정책을 유지하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커져 엔저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날 내년 4월 만료되는 임기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현재의 총재가 이를 언급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지수가 갑작스레 변하는 일이 없다면 현재의 금융 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아다치 세이지 BOJ 심의위원도 이날 도야마시 강연에서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 "수정은 시기상조"라며 "외환시장은 금융정책이 직접 통제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완화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그때마다 대응하게 된다면, 오히려 향후 정책 운영의 불투명성을 높인다"며 "긴 안목으로 본다면 일본 경제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49엔을 돌파했고, 이날 장중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9.3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세밀하게 빈도를 높이며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이전에 말한 대로 (과도한 환율 변동에는 시장에 개입하는 등)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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