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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탄압에 '사복경찰·드론' 전술…망명자들 "서방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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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실탄 등 무력탄압에 시위대, 대규모보다 팝업 대응
당국도 전술 바꿔…사복경찰·디지털 감시·드론 등
"가장 활동적인 시위자 식별, 무력행위 책임 부인"
77명 서한 공개…"이란 투쟁, 지지해야 할 때"
뉴시스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일반인이 촬영해 AP 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인들은 국내에서 몇 안되게 사용 가능한 소설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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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 당국이 '여대생 히잡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비밀경찰을 투입하는 등 전술 전환에 나섰다. 이에 이란인의 자유를 돕기 위한 서방국가의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사복 경찰과 디지털 감시, 드론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술을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실탄과 최루탄을 주로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무력탄압을 계속하자 시위대가 대규모로 모이기 보다 팝업(pop-up·소규모로 잠시 모였다 사라지는)시위로 대응했다.

그러자 당국도 대응 전술을 바꾸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

[이스탄불=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이란 영사관 밖에서 이란 여성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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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복보안 요원들은 시위가 일어나는 지역 군중들 사이에 조용히 섞여 반정부 운동을 지지한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시위대와 목격자, 인권단체들은 "사복 경찰관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위대의 사진을 찍고 영상을 녹화했다. 이를 확인해 시위대 중 일부를 확인한 뒤 추적해 나중에 체포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감시는 다양한 형태로 확산됐다. 테헤란의 한 시위자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을 사복 경찰관으로 보내는 것을 목격했고 WSJ에 전했다. 그는 "충돌 첫날에는 상당수의 제복을 입은 남성들이 시위대를 체포하고 구타하는 데 적극적이었지만, 시위가 확산되면서 사복 차림의 경비원들부터 심지어 10대 보안군까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감시에 드론까지 등장했다. 이란 당국은 수도 테헤란에서 시스탄오발루체스탄까지 드론으로 시위대를 감시했다. 활동가들의 위치를 찾기 위해 위치추적 앱과 폐쇄회로(CC)TV 영상, 음식 배달 서비스 등도 활용했다.

이란 보안 서비스를 전공한 테네시대 소속 사이에드 골카르는 "추적앱과 다른 감시 기술들을 이용하면 당국이 가장 활동적인 시위자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복경찰을 파견하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시위자에게 무력행위를 한 책임을 부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란 당국은 (과거 시위들을 진압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렇게 더 발전된 감시 기술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뉴욕=AP/뉴시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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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진화하는 가운데, 이란 시위대는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촉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망명 중인 이란인과 인권 운동가, 이중국적 정치범의 가족 등은 시위대의 지지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 77명이 서명한 공개 서한은 "젊은 이란인들이 목숨 걸고 싸우고 있지만, 정권은 투옥과 고문, 살해로 비난을 사고 있다. 그들을 고문하며 기본적인 인권을 부정하고 가족을 파괴한다"며 "민주주의 국가라면 여기에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있다. 선택해야 한다. 억압자의 편에 설 것인가,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자들의 편에 설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외부 침략자와 싸우는 동안 이란인은 내부의 적인 정권과 싸우고 있다"며 "지금은 이란 국민들이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행동하고 지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명자에는 호주 출신 정치범 카일리 무어 길버트, 영국 정치범이었던 아누셰 아쇼리의 딸, 독일 녹색당 대변인 카젬 무사비도 포함됐다.

이란에서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두달 째 계속되고 있다. 아미니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당국의 인터넷 차단과 폭력적인 억압에도 연령과 국경을 넘어서며 확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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