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이 중국 영사관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총영사까지 폭행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중국 당 대회가 개막한 지난 16일, 중국 영사관 앞에 시진핑 주석을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풍자한 그림이 설치됩니다.
홍콩 독립과 시진핑 파면 문구까지 내건 시위대는 영국에 거주하는 홍콩 출신 민주화 단체 소속입니다.
시위 시작 5분 만에 중국 영사관에서 나온 남성 8명이 강제 철거에 나섰고,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며 실랑이가 오가던 중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합니다.
[영국 경찰 : 모두들 뒤로 물러서요. (저기 폭행당하는 거 안 보여요?)]
영사관 내 진입을 주저하던 경찰은 맞고 있던 남성을 간신히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폭행 피해 시위 참가자 : 소위 홍콩 정부는 우리를 폭도라고 부르는데, 중국 정부가 한 일을 보십시오. 누가 폭도인가요?]
시위대는 철거를 지휘한 모자 쓴 남성이 중국 총영사이며, 직원들이 헬멧과 보호복까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영사관은 시진핑 국가 주석을 모욕하는 초상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중국 대사를 소환하고 폭행 가담 외교관을 추방 또는 기소해야 한다며 총영사의 폭행 가담도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시위대가 영사관에 불법 침입해 안전을 위협했다며 오히려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영국은 주영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시설·인원 보호를 위해 효과적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동안 여러 번 비슷한 시위가 있었지만 중국 영사관이 폭행 사태까지 빚은 건 중국 당 대회 기간임을 의식해 강경 대응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정영태 기자(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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