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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신자 함께 하지 못했다"…고백·성찰 쏟아진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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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세계주교시노드' 일환 교구별 논의 담은 종합 의견서 내

"한국 교회, 약하고 어려운 사람과 함께하는 '여정의 동반자' 돼야" 제언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작년 10월 시작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제16차 정기총회' 과정의 일환으로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진행된 논의 자리에서 교회 변화를 열망하는 목소리가 다양하게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한국교회 종합 의견서'에 따르면 교구별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팀을 이뤄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연 논의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 수도자가 온전한 동반자가 되지 못했으며 이는 교회 내 여러 어려움의 근본적인 요인이 됐다는 반성이 나왔다.

또 청소년·청년과 노인, 장애인, 북한 이탈 주민,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 성 소수자 등이 교회 안에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성찰도 이어졌다.

사목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도 문제로 제시됐다. 성직자나 수도자 또는 단체 대표들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거나 편중된 자세가 성직자 중심주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회 내부의 의사결정이 충분한 토의 없이 사제 중심적, 독단적으로 이뤄졌고, 이렇게 결정된 사안이 냉소와 비판, 무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 천주교회는 2021년 기준으로 전국 16개 모든 교구에서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교회'로 진입했다.

여기에 독거노인도 많고, 노인 빈곤율도 높은 탓에 노인들이 교회 안에서 소외당하지 않도록 노인 관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울러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대화를 위해 가톨릭과 다른 교파의 차이를 알아야 하며, 다른 교파에 대한 배려, 다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교회의는 의견서 결론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교회의 다짐과 제언을 내놨다.

주교회의는 "교회는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며, 늘 깨어서 이들에게 다가가고 함께하는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가 하느님의 정의와 공동선 증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토대로 세상과 대화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통해 얻는 사랑의 체험들은 교회의 삶을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교구별로 논의 단계를 마무리한 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내년 3월까지 대륙별 논의에 들어간다. 대륙별 논의가 끝나면 같은 해 10월 교황이 주도하는 세계주교시노드에서 주요 의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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