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맏형 진부터 입대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
“팀 활동 2025년 재개 희망”
아미 “달과 지구처럼 영원히”
외신도 집중 조명한 병역 문제
BTS 공백으로 K팝 위기는 없을 것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빅히트뮤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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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들다운 결정을 응원한다.” “달과 지구(진 솔로곡 ‘문’의 가사)처럼 영원히 함께 하겠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결단을 내리자, 아미는 응원했다. ‘떠밀리기식 입대’가 아닌, 자진해 입영 연기를 취소하며 병역 의무를 다하기 때문이다.
소속사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며 “멤버 진은 오는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 이후 병무청의 입영 관련 절차를 따르게 된다”고 밝혔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멤버 전원이 순차적으로 입대한다. 1992년생으로 그룹 내 맏형인 진(김석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은 1993년생인 슈가(민윤기), RM(김남준), 제이홉(정호석), 1995년생인 뷔(김태형), 지민(박지민), 1997년생 정국(전정국)이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이 입대 의사를 밝힌 시점이 절묘했다. 하이브는 “당사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그동안 병역 이행 계획을 구체화해 왔다. 결정한 사항을 알리는 시점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다”며 “2030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한 부산 콘서트가 마무리된 지금이 이를 알려 드리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자체 철회하면서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가 될 수도 있다.
방탄소년단 진 [빅히트뮤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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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적절한 선택…“스스로의 목소리 의미 있어…”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그간 꾸준히 입대 의사를 밝혀왔다. 한결같이 ‘때가 되면 알아서 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2020년 2월 정규 4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성취가 높아지고, 한국 대중음악 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며 대중음악계와 정치권에선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를 주장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정작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대중음악예술인의 대체복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이를 두고 20대 또래 세대 사이에선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도 나왔다. 지난 7일엔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등 국정감사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두고 의원들 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한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입대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경제적 파장까지 고려하며 많은 이야기가 나와 대중과 팬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확실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일련의 피로도를 덜어준 측면이 있다”며 “방탄소년단의 군 면제가 사회적 논의의 하나로 떠오르긴 했으나 합의점이 찾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낸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은 방탄소년단의 입대를 집중 조명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BTS의 성공은 한국을 문화 중심지로 부각시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시민들은 BTS가 군 의무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회피하거나 면제받는 건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미국 NBC뉴스는 “병역 문제로 BTS의 미래에는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고, 한국 여론은 BTS의 병역 특례 문제로 의견이 나뉘어 있었다”고 전했다.
진은 지난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에서 “우리가 일단 잡혀 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라며 “‘앞으로 또 언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의 발언은 입대를 앞둔 시점에 전하는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진은 입대에 앞서 제이홉에 이어 두 번째로 싱글을 통한 정식 솔로 데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소속사 측은 방탄소년단의 입대 계획을 밝히며, “당사와 멤버들은 대략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빅히트뮤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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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 공백’ 하이브와 K팝에 미칠 영향은?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팝스타’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의 공백은 K팝 지형도에 새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흙수저 아이돌’로 데뷔해 한국 대중음악 최초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세계 주류 음악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의 위상과 함께 가치가 상승한 것은 소속사 하이브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출발해 방탄소년단의 성장과 함께 기획사는 확장을 거듭, 2021년 하이브로 사명을 바꾼 뒤, 본격적인 멀티 레이블 체제로 돌입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 이행 계획을 알린 이후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CEO)는 주주서한을 통해 하이브의 중장기 계획까지 밝혔다.
박 대표는 서한에서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하이브가 지금까지 이뤄온 성장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일부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2023년 상반기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부재는 향후 하이브의 지속성과 방향성에도 타격이 되리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레이블 체제 임에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하이브의 캐시카우였기에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멤버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입대를 하고, 솔로 활동을 기획해 최소한의 충격과 피해를 줄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논의가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동안 하이브에선 이들의 부재를 메울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충분한 시간을 가지게 됐다”며 “고심의 결과가 방탄소년단의 입대 이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후 소속 보이그룹이 방탄소년단과 동일한 성과를 거둔다고 했을 때 사전에 리스크와 대비책을 그려볼 수 있는 경험의 발판도 됐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입대 이후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2023년에는 4개 이상의 팀을 데뷔“시키고, “일본과 미국에서 K팝 제작 방식을 통해 데뷔하는 팀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플랫폼·게임 사업 등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확장한다.
방탄소년단의 공백은 K팝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최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방탄소년단이 국내에서 여는 콘서트에 외국인 관객이 20% 들어오면 6200억 원, 50% 이상이면 1조200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부재가 “K팝의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민재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터를 잘 닦아놨고, 그 뒤를 좇는 팀들이 많이 생겼다”며 “K팝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시장과 수요가 커진 만큼 가요계에선 다음 스타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아 평론가는 “보이그룹은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너무나 컸기에 이들 외의 다른 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많이 떨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입대 이후 이들을 보고 배운 실력있는 후배들이 국내외 안팎에서 재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새로운 영향력을 쌓아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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