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주말(14~15일) 국내외 악재들이 쌓이면서 월요일 개장을 앞둔 증시가 폭풍전야처럼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국 시간 토요일, 증시 최대변수인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나스닥이 급락했다. 여기에 주말 내내 카카오 사태로 일대 혼란이 벌어지면서 주초 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한국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이번주 줄줄이 발표되면 시장이 일희일비하며 큰 폭으로 출렁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3연임과 함께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날로 커지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토요일인 지난 14일(미국시간) 나스닥 지수는 3% 넘게 빠졌다.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 직후 급락장에서 급등장으로 하루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던 미국 증시가 다시 얼어붙었다.
이유는 돌고 돌아 인플레이션.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1%로 전달(4.7%)보다 크게 높아졌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나오자 시장이 싸늘하게 식었다.
물가가 높아지면 미 연준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더 오랜기간 강하게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다보니 주가 역시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미 금리선물 시장 가격에 반영된 내년 초 기준금리 예상치 수준은 연 4.75∼5.00%로 높아졌고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도 35%에 이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12월에도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긴축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실제 경기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초중반 국면으로 경기 바닥 시점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시기는 아직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상거래기업인 아마존의 '48시간 파격세일'도 기대에 못미치자 소비 위축 우려도 커졌다.
[사진 = 연합뉴스] |
당장 미국 시장에선 이번주부터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테슬라가 20일(현지시간 기준)을 비롯해 넷플릭스와 ASML (19일)등 업종 전반에 영향력이 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불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또 5년에 한번 개최되는 중국 공산당 최대 행사인 제20차 당대회도 이번주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22일까지 열리는 20차 당대회의 가장 큰 이벤트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확정이다. 시장에서는 3연임 확정이 이뤄진 후 시 주석과 중국 정부가 내놓을 정책들이다. 가뜩이나 전 세계에 부담이 되고 있는 미중 갈등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강경 메시지등이 쏟아질 경우 전 세계 증시의 변동폭은 더 확대될 공산이 높다.
국내에서는 주요 서비스 먹통사태를 빚은 카카오가 시장에 어떤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카카오는 올해들어 반토막났다. 카카오 외에도 카카오뱅크는 70% 하락했으며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 역시 각각 58%, 79% 하락한 상황이다. 14일 반짝 반등에 나서기도 했으나 주말 발생한 먹통 사태로 인해 주가가 충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IT 업종은 물론 전체적인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불안한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듯 매일경제와 크래프트테크놀로지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기반 주식 위험 관리 지표인 '붐&쇼크지수' 모두 위험경고 수위가 높아졌다. 붐앤쇼크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 대해 2가지 지표가 발표된다.
서학개미용 투자 지표인 미국판 붐앤쇼크는 41로 전주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동학개미를 위한 국내증시 붐앤쇼크지수는 39로 전주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붐앤쇼크지수는 11~50 구간은 위험이 커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란 뜻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피 변동성 지표(VKOSPI)는 현재 23.94로 지난주 대비(27.22)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당분간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위축, 기업 실적 악화와 같은 변수를 감안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미국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8월 중순 16% 선으로 하락했던 것이 현재 26%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 대형주 주식시장의 기대(내재)변동성을 나타내는'VIX지수'는 지난주 내내 30~33선에서 움직이다가 32로 마감했다.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 홍콩법인장은 "당분간 주식투자자들은 주식시장 이외에도 채권시장까지 같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희 기자 /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