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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택시기사 “대목 놓쳐 수입 1/5” 자영업자 “배달 장사 망쳐”…카카오 ‘먹통’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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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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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가 대목인데 호출을 잡지 못해 수입이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카카오T 등 카카오 서비스가 모두 먹통이 됐던 15일 오후 만난 택시 기사 박모 씨(71)는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원래 토요일 오후면 택시 호출 승객이 많아 반나절이면 10만 원은 족히 버는데, 오늘은 2만 원 정도밖에 벌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경기 성남시 소재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곳에 서버를 둔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모바일 카카오톡은 서비스 장애 약 10시간 만인 16일 오전 1시 반경, PC 카카오톡은 오전 10시경 복구됐지만 짧은 메시지 전송만 가능하다. 오후 2시 기준 카카오T, 카카오 지도 등 다른 서비스는 여전히 먹통 상태다.

동아일보

15일 오후 4시 12분경 카카오팀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장애 관련 안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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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로 카카오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하는 택시 기사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택시 기사 이모 씨(64)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15일 오후 3시 반~8시까지 호출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그나마 손님이 많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기다려 현장 손님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식당 주인들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할 기사를 호출하는데, 배달 기사 호출 앱 가운데 카카오 지도와 연동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음식을 배달한 기사를 제때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서울 종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6)는 “배달 대행 서비스가 먹통이라 15일 저녁 ‘피크 시간’(오후 7~9시) 내내 전화 배달 주문 3건밖에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배달대행업체 지사장은 “어쩔 수 없이 사장님들로부터 전화를 통한 수기 신청을 받았다”며 “평소 저녁 피크 시간에 비하면 배달기사 호출이 500건 정도가 줄었다”고 답답해했다.

가상화폐 거래 앱을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하던 시민들은 거래 자체가 막히면서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직장인 임혜빈 씨(28)는 “로그인이 안 돼 매도타이밍을 놓쳐 강제로 ‘존버’(계속 버틴다는 뜻의 속어)하게 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소연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기프티콘 결제가 막히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직장인 이상훈 씨(26)는 “생일을 맞아 가족과 외식하고 기프티콘 상품권으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사용할 수가 없어 결국 부모님 카드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결제 먹통으로 인한 불만과 환불 요청을 처리하느라 점주들은 진땀을 뺐다. 서울 용산구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카카오페이 결제가 막히자 한 손님이 결제창만 띄워둔 채로 결제를 포기했는데, 직후 방문한 손님이 이전 손님이 사려던 물건값까지 한꺼번에 결제하는 사례가 있어 환불 요청을 처리 중“이라며 ”결제 장애를 핑계로 물건만 가져간 손님이 있는지 폐쇄회로(CC)TV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보라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졸업
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고유찬 인턴기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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