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Pick] "틱톡 속 난민에게 기부했는데…" 사라진 내 돈은 어디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 방송 BBC가 12일(현지시간)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시리아 난민의 모금 영상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틱톡 모금 영상으로 기부금을 구걸하면, 그중 틱톡이 수익금 최대 약 70%까지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부터 틱톡에는 시리아 캠프 난민 가족의 모금 영상이 많아졌고, 영상 속 아이들은 몇 시간동안 디지털 선물을 구걸합니다.

모나 알리 알카림(Mona Ali Al-Karim)과 그의 여섯 딸은 매일 틱톡에서 모금 방송을 진행하는 가족 중 하나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공습으로 숨졌고, 시력을 잃은 딸 샤리파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 방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매일 텐트 바닥에 앉아 몇 시간동안 "좋아요 눌러주세요", "공유해주세요", "선물 주세요"와 같은 간단한 영어를 반복합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선물은 가상의 '디지털 상품'으로, 차후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이 디지털 상품은 적게는 몇 센트짜리부터 최대 500달러(약 71만 원) 상당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브 방송을 보던 시청자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들어간 디지털 선물을 보내고 방송 진행자에게 콘텐츠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나 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난민 가족들은 이 디지털 선물을 통해 모금액을 얻습니다.

BBC가 시리아 캠프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계정 300개 이상을 추적한 결과, 동영상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많게는 한 시간에 1천 달러(약 140만 원)까지 모금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난민들의 영상에 기부된 돈 대부분은 틱톡이 '수수료' 명분으로 가져가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기부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틱톡 모금 방송으로 얻은 기부금의 행방



BBC가 시리아 남서부 지역 난민캠프에 방문해 취재한 결과, 이런 영상 제작에는 전문적인 브로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틱톡 중개인'이 난민들에게 모금 방송을 위한 전화기와 영상 장비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한 중개인은 자신은 틱톡 중국 본사와 중동의 틱톡 계열사와 협력해 일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가 난민 가족들에게 틱톡 계정에 대한 엑세스 권한을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제휴사는 신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고 사용자의 앱 이용 시간을 늘리려는 틱톡의 글로벌 전략을 위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BBC는 기부금의 정확한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시리아에서 틱톡 계정을 만들고 난민 모금 영상을 만들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런던에서 개설한 다른 계정으로 106달러(약 15만 원) 상당의 디지털 선물을 보냈는데, 계정 소유자에게 돌아간 돈은 33달러(약 4만 7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즉, 틱톡이 선물 금액의 약 70%를 가져간 것입니다.

여기서 현지 환전소에서 현금으로 인출하기 위해 수수료 10%에, 중개인 수수료 35%까지 제하면, 남는 돈은 겨우 19달러(약 2만 7천 원)입니다.

실제로 방송 중인 많은 난민 가족은 이보다도 훨씬 적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백한 착취 행위" 비판... 틱톡 "조치 예정"



SBS

틱톡 인플루언서 케이스 메이슨(Keith Mason)이 시리아 가족과 함께 틱톡에서 진행한 라이브 모금 방송을 5만 명의 사람들이 시청했다. (사진= BBC NEW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시리아 난민에게 330달러(47만 원)를 기부하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기부를 독려한 바 있는 틱톡 인플루언서 케이스 메이슨(Keith Mason)은 BBC로부터 이같은 모금 실태를 전해 듣고 "말이 되지 않는다"며 "시리아 가족들에게 너무 불공평하다"라고 질타했습니다.

디지털 인권 단체 '액세스나우(Access Now)'의 마르와 파타파(Marwa Fatafta)는 "틱톡은 사용자가 대놓고 선물을 구걸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 서비스 약관에 위배될 뿐 아니라 명백한 사용자 권리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응원과 공감을 얻기 위해' 온라인에서 본인의 얘기를 공유할 권리는 있지만, 이런 영상은 '존엄이 없고 굴욕적'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틱톡은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이런 형태의 방송은 틱톡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착취적인 구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BBC NEWS)

신송희 에디터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