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국감서 공방…野, 문화재청장에 "靑 관리청장 되려 하나"
與, 탁현민 사례로 반격…배현진, 경기도 예산 관련 이재명 겨냥도
의사봉 두드리는 홍익표 문체위원장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김예나 기자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1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는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청와대 개방 및 관련 예산 편성 등의 문제로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청와대 개방이 '졸속'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예산이 불투명하게 편성·집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을 위한) 예산이 숨바꼭질하듯 쏟아져 나온다. 계획도 없이 (타 부처의 예산을) 빼앗고 있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대통령 자신을 위한 집무실 이전이면서 국민 핑계를 댄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은 청와대 활용 관련 계약의 91%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점을 지적하면서 "준비 없이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남겨진 청와대를 개방하고 활용하는 데 예외에 예외가 더해지고, 청와대를 완전히 무법천지로 만들었다"며 "별도의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병훈 의원은 "청와대가 돈 먹는 하마가 됐다"고 말했고, 임종성 의원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을 향해 "(청와대 활용계획 수립 과정에서) 패싱을 당한 게 아니라 본래의 정체성을 잃고 아예 문화재청장이 아닌 '청와대 관리청장'이 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청와대 관람객 수를 경복궁과 비교하면 '오픈발'은 끝났다. 장기적 운영 방향을 논의해야 할 시기"라며 "잠시 문을 닫는 것도 생각하고, 향후 활용 계획과 관련해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업무보고 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역대 대통령 모두 지키지 못한 공약을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실행에 옮겼다는 의미를 강조하며 엄호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청와대 개방은 권위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린 역사적인 일로, 역대 대선에서 누구도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개방 146일 만에 2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은 청와대에 대해 이전 비용과 예산 발목잡기 등으로 '광우병 사태'처럼 국민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수의계약이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 "윤 대통령 취임 전부터 준비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예비비 책정까지 안보 공백을 이유로 방해하고 발목을 잡았던 부분 아니냐"며 "그러다 보니 실질적 준비가 늦어져서 수의계약 등 부득이한 예산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운영한 업체가 해외 순방 행사 등을 비롯해 다 수의계약을 했던 것 아니냐. 그때 더 심하게 지적했어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배현진 의원은 문체부의 '문화재 돌봄사업'과 관련해 지난 5년간 신청됐다가 취소된 사업의 94%인 221건이 경기도에서 이뤄졌으며, 이에 따라 예산이 허투루 쓰였다며 경기지사 출신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배 의원은 "관리도 되지 않는 문화재를 경기도가 신청했음에도 확인하지 않고 현금 지급기 역할을 했다"며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기에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됐는데, 어디에 쓰였는지 면밀히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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