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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월드리포트] 중국, 서해상에서 로켓 발사…로켓 파편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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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당일 밤 10시 10분~39분쯤 중국의 우주발사체 불연소 파편이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 떨어질 것이란 내용입니다. 정부는 파편의 낙하 지점을 제주도 서북쪽 약 250km 해역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비행정보구역' 경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비행정보구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정한 국가별 항행 안전 관리 책임 공역을 말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시간 해당 해역에 항공기가 진입하지 않도록 항공사와 관계 기관에 항공 고시보를 발행했고, 해양수산부도 항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정부는 유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측과도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해역을 지나는 우리 항공기나 선박은 불안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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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지난 7일 중국의 우주발사체 파편이 제주도 서북쪽 250km 해역에 떨어질 수 있다며 안전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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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해상에서 로켓 발사…"해상 발사 더욱 늘릴 것"



이튿날인 8일 중국 매체들은 서해상에서의 중국 로켓 발사 성공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중국 시간 7일 밤 9시 10분 산둥성 하이양시 3km 해역에서 창정 11호 로켓을 발사했다는 것입니다. 창정 11호에는 중국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의 실험 위성 2기가 실려 있었으며, 2기 모두 순조롭게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베이더우는 중국이 미국의 위치정보시스템인 GPS에 대항해 내놓은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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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 중국 창정 11호 로켓이 서해상에서 발사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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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등은 로켓 해상 발사에 여러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번 창정 11호 로켓은 고체 연료 로켓으로, 액체 연료 주입 등의 준비 절차가 없어 발사 시간을 단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처음으로 육지와 가까운 연안을 발사 장소로 택했는데, 연안은 비교적 해상 상황이 안정적이어서 성공적인 발사에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이번 해상 발사 성공으로 중국의 해상 발사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렸다고 선전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이어 "창정 11호 로켓은 지금까지 10차례의 육상 발사와 4차례의 해상 발사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며 "창정 11호의 해상 발사 횟수는 앞으로 육상 발사 횟수를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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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정 11호 로켓의 해상 발사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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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켓 발사 시간, 파편 낙하 예고 시간과 일치…370km 날아갔나



창정 11호가 발사된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7일 밤 10시 10분입니다. 앞서 우리 정부가 밝힌 '중국 우주발사체 불연소 파편' 낙하 예정 시작 시간과 일치합니다. 중국 매체들은 창정 11호의 발사 성공 소식만 전할 뿐, 파편이 어디로 떨어졌는지는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발표와 중국의 로켓 발사 발표를 맞춰보면, 창정 11호의 로켓 파편이 당일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로켓 파편이 우리 영해에 떨어졌다거나 우리 항공기나 선박에 피해를 줬다는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해당 우주발사체 파편이 창정 11호의 파편인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창정 11호의 파편이 우리 정부가 예상한 지점에 떨어졌을 경우를 상정해 봤습니다. 구글 지도 등으로 조회를 해보니, 로켓 파편은 발사 지점에서 370km 이상 떨어진 곳에 낙하한 것으로 나옵니다. 자칫 로켓에 이상이 있거나 애초 계산대로 파편이 낙하하지 않았을 경우 얼마든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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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정 11호 로켓의 파편이 제주도 인근에 떨어졌을 경우를 상정한 예상도. 발사 지점과 파편 낙하 지점까지 370km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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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켓 잔해에 지구촌 불안…중국 "피해 줄 가능성 없어"



'우주 굴기'를 꿈꾸는 중국의 로켓 발사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합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번 창정 11호 발사는 창정 계열 운반 로켓의 441번째 발사입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55차례 로켓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국(45차례), 러시아(25차례)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중국은 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지난해 이후 세 차례나 우주인들을 로켓에 태워 우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이렇게 잦은 로켓 발사가 지구촌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해 5월 중국이 발사한 로켓 창정 5호B의 잔해가 통제 상태에서 벗어나 지상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긴장을 해야 했습니다. 지난 7월에도 같은 사양인 창정 5호B 로켓의 잔해가 필리핀 남서부 바다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중국은 로켓 설계와 발사 단계부터 파편이나 잔해의 추락을 신중히 계산하기 때문에 로켓 잔해가 지상에 추락해 피해를 줄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6월 해상에서 처음으로 창정 11호 로켓을 발사할 때도 "발사 지역이 공해에 있어 로켓 잔해로 인한 2차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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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창정 11호의 해상 발사 성공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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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투명성입니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로켓 잔해의 궤적 정보를 제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창정 11호의 파편 역시 어디로 떨어졌는지 즉각 공개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우주 강국의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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