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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블록렌즈] 규제 1순위 된 스테이블코인…바이낸스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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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화폐와 같은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을 바라보는 각국 정부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수많은 피해자를 만든 ‘테라 루나 폭락’ 사태가 도화선이 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규제의 최우선 목표로 떠올랐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조용히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루나 사태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확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루나 사태 이후 확산했다. 미국 하원에선 테라가 운영했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비슷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2년 동안 금지하는 법안까지 등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량의 가치와 같은 현물 담보 보유 방식과 코인 담보 기반인 알고리즘 방식이 있다. 알고리즘 방식은 테라가 채택한 방식으로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까지 걷잡을 수 없이 하락 할 수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시각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이 클레이튼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 가상자산 규제는 스테이블코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생태계 내에서 가장 큰 시스템 리스크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생태계 내에서 안전한 자산으로 간주하지만, 준비금 구성 자산의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유럽 로비그룹인 ‘유럽을 위한 블록체인’ 총장 로버트 코피취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EU가 합의한 가상자산 규제법안 미카(MiCA)가 통과되면 27개국이 미국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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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는 미국의 스테이블 규제 강화를 기회로 바이낸스달러(BUSD)의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코인게코 BUSD 시가총액 변화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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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BUSD 점유율 확대 기회


스테이블코인 규제 움직임에 최대 피해자는 USD코인(USDC) 발행사 서클이다. 미국에서 정식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법안이 마련되면 서클은 상당한 사업의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서클이 발행한 USDC의 시가총액은 올해 6월 20일 561억 달러(약 79조2500억 원, 코인게코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해 461억 달러(약 65조 원)까지 줄었다.

반면 바이낸스는 이를 절호의 기회로 삼았다. 바이낸스는 자사 내에서 거래되는 모든 USDC를 BUSD(바이낸스USD)로 바꾸겠다고 공지했다.

미국 정부의 관할 대상인 USDC를 지원하면, 바이낸스도 규제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런 명분으로 바이낸스는 빠르게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확장했다. 최근 BUSD 마켓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촉매가 됐다.

BUSD 시가총액은 6월 20일 172억 달러(약 24조2900억 원)였는데, 꾸준히 증가해 216억 달러(약 30조5000억 원, 7일 오전 10시 기준)까지 늘었다.

규제 선상을 비껴가고, 점유율도 크게 늘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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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연구 잰걸음


골칫거리로 부상한 스테이블코인의 대안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떠오른다.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담보물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의심받을 수 있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면 이런 우려는 완전히 해소된다.

블록체인 상에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늘면서, 중앙은행들의 CBDC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시중 은행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 망에서 CBDC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위프트는 지난달 프랑스·독일 중앙은행과 HSBC, 스탠다드차타드, UBS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이 참여한 가운데 CBDC를 국제 결제에 활용하고 필요할 때 각국 통화로 환전하는 방법 등을 시험했다.

또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을 토큰(코인)으로 전환해 실시간 거래하는 기술과 분산원장 기술 등 시험을 8개월간 거쳤다.

전 세계 중앙은행 10곳 중 9곳 정도가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가상화폐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CBDC를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바하마와 나이지리아는 이미 도입했고 중국도 시범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도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CBDC 도입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며 “시스템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 (hur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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