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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5%대 물가 내년 상반기까지"…금리 인상 장기화 시사한 '이창용'(종합)[2022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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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한국은행 국감 오전 종합

5%대 물가상승률 전망, 내년 상반기로 수정

내년 3.7% 물가 전망치 상향 수정되나

'베이비스텝' 포워드 가이던스 질타…이창용 "연준에 독립돼 있지 않다"

통화스와프 "경제주체 심리 안정에는 도움"…환율 안정은 '글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상향 수정될 수 있음을 제시하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감에 출석해 “5%대 물가상승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존 전망을 바꿨다. 또 “5%대 물가에선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국감에선 7, 8월 제시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통화스와프 논란도 계속됐다. 이데일리가 이날 한은 오전 국감의 주요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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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물가 내년초→내년 상반기…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되나


이 총재는 이날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가 전망 질문에 “물가 정점이 10월로 가더라도 5%대 물가상승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8월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5.2%, 3.7%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엔 물가상승률이 4.6%를 기록한 후 하반기엔 2.9%를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초까지는 5%를 웃도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지지만 내년 여름쯤에는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총재의 발언은 내년 상반기 물가전망치 4.6%가 상향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 총재는 “물가가 5%를 넘는 수준은 여러 고통이 따르더라도 먼저 물가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 5% 이상이라면 금리 인상 기조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인 상황에선 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언급해왔다.

물가상승률은 7월 6.3%에서 8월(5.7%), 9월(5.6%) 5%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9월 4.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더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9월 4.2%로 석 달 연속 4%대다.

이에 따라 다음 주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0.5%포인트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소시에테 제네럴에선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 결과 채권시장 참여자 100명 중 89명은 빅스텝을, 6명은 0.75%포인트 인상을, 5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배추’도 등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배추 한 포기를 책상에 올려놓고 ”배추 한 포기가 9000원이다“며 ”금리 정책을 하는 데 있어 민생물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 2회 정도 형식적으로 물가점검회의를 하는데 물가 근심이 많은 상황에서 연 2회 갖고 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위해선 환율 안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준한테 독립돼 있지 않다” vs “연준한테 포워드 가이던스 물을까”

이날 국감장에선 이 총재가 7월, 8월 금통위에서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겠다’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준 것이 논란이 됐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 상황인데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선제 조치를 했다면 이렇게 환율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나서야 포워드 가이던스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25bp 인상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7, 8월에도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며 ”연준과 독립되지 않았단 말도 했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연준의 최종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1%포인트가 올라가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렇다면 포워드 가이던스는 연준한테 듣는 게 낫겠다“며 ”미국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더욱 더 다양한 변수가 있는데 계속 연준을 따라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밝혔다. 호주가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 것은 연준을 따라가는 분위기에서 지금부턴 차별화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금리 격차를 기계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물가와 자본이동을 중심으로 외환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 심리 안정엔 효과” vs “국민들한테 헛된 희망 주지 마라”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통화스와프 결정은 연준이 선택한 것이고 연준과 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한다. 적절한 때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진 의원은 통화스와프에 대한 헛된 희망을 국민들이 갖고 있지 않도록 이를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의원은 ”지금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능하냐“며 ”대통령실이 아무리 희망이 있다고 해도 분명한 현실 인식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연준이 통화스와프 체결이 주체이기 때문에 한은이 주가 돼서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장기간 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9월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96억6000만달러 감소하면서 역대 두 번째로 급감하면서 외환보유액 적정성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외환보유액 적정 비율은 100~150%인데 우리나라는 100% 좀 밑에 있지만 이는 소규모 신흥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IMF에서도 외환보유액을 적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환보유액이 작년 10월 고점 대비 500억달러 이상 줄었다“며 ”외환보유액의 적정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인데 총재 메시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들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환보유액은 9월말 4167억7000만달러로 고점 대비 524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같은 당 양기대 의원도 ”위기는 갑자기 온다“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만 언제 어떤 위기가 올지 몰라 언쟁도 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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