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총량유지…장기영향 적어
유가 올라도 소비 줄면 상승폭 제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는 이곳에서 열린 각료급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11월부터 하루 원유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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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가 원유생산량 감산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단기 유가 급등이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내년까지의 OPEC+의 감산 총량에는 큰 변화가 없어 장기적으로는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PEC+의 입장 변화가 확인되면서 국제유가의 100달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천연가스 변동성 확대로 인한 영향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90달러선 이상으로도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감산 조치에 반발해 전략 비축유 추가 방출하고 국내 에너지 생산 증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유가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4억1600만배럴로 상업용 원유 재고보다 적다"며 "유가가 안정되기 시작하면 미국 정부는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경계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OPEC+ 발표안보다 실질적인 생산량 감소는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제외하면 회원국들이 이미 합의된 생산량을 태우지 못하고 있어 실질적인 감산 규모는 일일 100만 배럴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감산에도 유가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소비 여력 약화와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로 이어져 유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OPEC+의 감산 총량에 큰 변화가 없는 것도 원인이다.
민 연구원은 "유가가 향후 100달러를 유지하더라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내년 3월에 마이너스 전환될 예정"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부담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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