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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서초포럼] 추가 금리인상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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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올 초 0.25%에서 9월 말 3.25%로 올렸다. 앞으로도 한 차례 더 자이언트스텝(0.75%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긴축정책의 속도가 너무 빨라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동일 기간에 각국의 기준금리를 살펴보면 한국은 1.25%에서 2.50%로 올랐는데 일본은 -0.10%로 변동이 없었고, 중국은 3.70%에서 3.65%로 오히려 0.05%p 내렸다. 하지만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국의 코스피 주가는 2993.29에서 2155.49로 28%, 미국의 다주지수는 3만6338.30에서 2만8725.51로 27%나 하락했으나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2만8791.71에서 2만5937.21로 10% 하락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3639.78에서 3024.39로 16.9% 하락에 그쳤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금리인상을 한 국가가 그러지 않은 국가에 비해 주가가 더 떨어졌다는 점이다.

반면 각국의 대달러당 환율은 한국은 1190.50원에서 1441.00원으로 그 가치가 21%나 하락했으나 일본은 115.07엔에서 144.73엔으로 25% 하락했고, 중국은 187.44위안에서 201.77위안으로 7.6%만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금리인상으로 환율을 방어하고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일부 경제학자의 주장과 배치되는 경제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금리인상으로 환율을 잡겠다는 고전적 정책으로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타결할 수 없다고 본다.

그 이유는 각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고, 이번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다른 나라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자국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막대한 팽창예산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어 '강달러 정책'으로 수입물가를 잡아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채무가 많은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의도적으로 초래하고자 하였으나 엔고로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강달러 전략을 역으로 활용, 일본 국내의 부동산경기와 수출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은 중국굴기를 명분으로 수입을 통제하면서 자국소비를 통해 국가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강달러를 통해 수업물가를 낮추어 국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하는 상황이라면 제아무리 각국이 금리인상을 한들 환율방어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따라서 플랜A에 속하는 추가적 금리인상은 뱀이 늘 가난한 자의 맨발을 먼저 무는 것과 같이 서민과 중소기업만 죽어나게 될 것이다. 플랜B에 해당되는 달러 스와프협정이나 외평채 발행과 같은 정부정책도 미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므로 플랜C가 필요하다. 플랜C는 우리가 지난 두 차례 외환위기에서 보여주었던 국민의 힘으로 외화유출 요인을 줄이는 것이다. 즉 원유, 쇠고기, 고급 소비재의 수입 축소와 해외여행 자제로 외화유출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수출 확대를 가져올 수 있도록 규제완화 같은 정책이 요구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난한 자의 희생을 요구하기보다 먼저 기득권자는 예대마진 축소, 수입자재의 유통마진 축소와 같은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고 정부 컨트롤타워에 있는 자들은 적극적으로 대국민 설득 작업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약력 △52세 △네브래스카대 경영학 박사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칭화대 고급방문학자 △대우조선 감사위원장 △히토츠바시대 객원교수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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