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인셉션’ 꼬띠아르도 긴머리 싹둑, 이란 시위에 ‘삭발 연대’ 동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머리카락을 자르며 이란 시위에 동참한 프랑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이자벨 아자니.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명 영화 '인셉션'에 출연하고, 최근에는 '라비앙 로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프랑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5일(현지시간) 가위로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자르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꼬띠아르 외에 쥘리에트 비노슈 등 다른 프랑스의 스타들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퍼포먼스가 담겼다.

이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달 머리에 쓰는 히잡 아래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붙잡혔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다. 삭발을 통해 연대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꼬띠아르는 게시글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세상을 바꾸고 있는 이란의 용감한 여성들과 남성들을 위해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한다"라며 연대 뜻을 표했다. 비노슈는 가위질을 하며 영어로 "자유를 위해(For freedom)"이라고 했다. 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어머니인 영국 출신 가수 제인 버킨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촬영했다.

헤럴드경제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이란 여성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에서 한 이란 여성이 자신의 히잡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13일 이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적법하게 착용하지 않은 혐의로 풍속 경찰에 체포된 뒤 16일 사망했다고 알려지자 이란과 전 세계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란에선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가 사망한 뒤 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전세계 159개국으로 퍼졌다. 곳곳에선 시위 현장이나 온라인 영상에서 직접 머리카락을 잘라 연대했다.

헤럴드경제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이란 대사관 앞에서 서방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정부단체 '이란국민저항위원회'(NCRI)의 망명 이란인들이 이란에서 최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날에는 아비르 알살라니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이 연단에서 연설 도중 머리카락을 자르는 퍼포먼스를 보여 화제가 됐다.

알살라니는 "이란 여성들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우리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수백명이 캄피돌리오 언덕에 모여 "여성·삶·자유"를 외쳤다.

로마 국립현대미술관(MAXXI)는 관람객들에게서 이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에 보낼 머리카락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란 정치학자 도르나 자반은 AP통신에 "이란에서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건 히잡 의무에 저항하는 상징"이라며 "이런 영상의 확산은 이란 여성들의 싸움에 국제적으로 힘을 싣는 방법"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