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 등은 노동자 생계 이유로 생산기지 유지
군부 인권 유린 심각...인권단체 "떠나라" 촉구
미얀마 양곤의 한 의류공장. A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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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후 많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현지 공장 철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의 저임금을 이용하고 현지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군부 독재로 노동자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어서다.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의 25개 공장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유럽 소매업체 프라이마크는 지난달 “군부 통치하에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 보장이 어렵다"며 미얀마 생산 의류 수입을 중단했다. 영국 소매업체 테스코와 독일 슈퍼마켓 체인 알디 역시 지역 및 국제 노조의 권고에 따라 철수에 동참했다.
반면, H&M, 자라, 유니클로와 같은 회사들은 미얀마 생산기지를 유지하기로 했다. H&M 관계자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국제 기업에 생계를 의존한다”며 공장 유지 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대개 노동임금이 저렴한 동남아시아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의류 공장에 옷을 주문해 제작한다. 미얀마도 70만 명이 의류업에 종사할 정도로 핵심 산업이다. 따라서 공장 내 주문이 고갈되면 이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고 소득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 예 나잉 윈 미얀마 노동조합 협동위원회 사무총장은 "미얀마 경제는 무역과 외국인 투자 의존도가 큰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민·사회 단체들은 여전히 국제 의류 브랜드의 미얀마 공장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8월 글로벌 기업윤리 감시단체 ‘기업 및 인권 리소스 센터(BHRC)’는 군부 통치 이후 미얀마 의류 업계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노동자들은 아디다스, 자라, H&M 등 33개의 글로벌 패션 기업 하청공장에 고용된 이들로, 임금 착취, 성희롱 등 100건의 노동 및 인권 침해 사례를 담고 있다. 쿠데타 이후 많은 노동자가 하루 2달러 이하를 받고 일하고 있으며 수많은 노조 지도자가 체포돼 노동자들을 위한 민주적인 제도가 없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알리샤 캄베이 BHRC 노동권 담당 연구원은 “미얀마에서 더 이상 양질의 근무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일자리와 노동자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인 인턴기자 seinp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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